침몰한 세월호에서 흘러나온 기름이 인근 미역 양식장까지 퍼지면서 미역 채취를 포기하는 사례가 속출하는 등 어민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습니다.
기름띠는 사고 3일 뒤인 지난 19일부터 퍼지기 시작해 사고 현장에서 4∼5㎞ 떨어진 동·서거차도의 미역 양식장까지 흘러왔습니다.
조류를 타고 흘러온 기름띠가 양식장 부표에 벌써 들러붙었고 줄에 달린 미역도 오염시키고 있습니다.
동거차도 동막어촌계 여성일 어촌계장은 "이달 초부터 5월 말까지 한창 채취기인데 방제작업을 하는데도 이미 미역발 안으로 기름이 침투해 상품성이 없어졌다"며"특히 올해는 작황이 좋아서 어민들이 많은 기대를 하고 있었는데 이렇게 돼 막막한실정"이라고 한숨을 내쉬었습니다.
서거차도의 허모씨도 "미역 양식은 1년 중 가장 큰 농사인데 지금 기름 때문에 미역에 유막이 생겨 수확을 포기해야 할 처지"라며 "아직 군청이나 면에서 어떤 대책도 내놓지 않고 있어 수확할 수도, 하지 않을 수도 없어 손을 놓고 있는 실정"이라고 말했습니다.
조도면 동거차도와 서거차도 일대에서 이달 초부터 5월 말까지 수확하는 미역은 청정미역으로 알려지고 상품성이 좋아 인기가 좋습니다.
해경은 연일 사고 현장 주변에 수십 척의 방제정을 투입해 기름제거에 나서고 있지만 미역 양식장이 있는 곳까지는 손이 미치지 못하고 있습니다.
진도군
한편 침몰한 세월호에는 벙커C유 13만9천ℓ, 경유 3만9천ℓ, 윤활유 2만5천ℓ 등 기름 20만3천ℓ가 적재돼 앞으로 기름유출 피해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