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례식장에 안치된 안산 단원고 학생의 시신이 또 바뀐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인상착의에 의존하다 벌어진 일인데, 가족들은 허탈함에 또 울었습니다.
김순철 기자가 보도합니다.
【 기자 】
지난 21일 경기도 안산의 한 병원 장례식장에 시신 한 구가 들어옵니다.
세월호에 탔다가 숨진 안산 단원고 학생 이 모 군이었습니다.
곧 빈소가 마련됐고, 이 군의 마지막 길을 배웅하는 친구들의 발길이 이어졌습니다.
그런데 DNA 검사 결과가 나오자 이 군의 유족들은 황당함을 감추지 못했습니다.
시신의 신원이 이 군이 아닌 심 모 군으로 뒤바뀌었기 때문입니다.
해경 측으로부터 뒤늦게 해당 사실을 통보받은 심 군의 가족들도 분통을 터뜨렸습니다.
문제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라는 겁니다.
지난 17일에도 단원고 여학생 시신이 바뀌어 목포로 시신을 돌려보낸 일이 있었습니다.
이렇게 시신이 바뀐 이유는 인상착의만으로 초기 신원을 확인했기 때문입니다.
▶ 인터뷰 : 해경 관계자
- "이분은 얼굴이 갸름한 형입니다. 특징이 오른쪽 첫 번째 치아가 밖으로 돌출된 그런 덧니를 갖고 계십니다. "
해경은 시신을 발견하면 확보한 실종자 사진을 비교하고 옷차림과 소지품을 확인하지만,
용모가 비슷하거나 다른 이의 소지품을 갖고 있다가 신원이 바뀌는 경우도 종종 나옵니다.
성인의 경우 주민등록증 발급을 위해 등록한 지문으로 신원을 확인할 수 있지만,
학생들은 그렇지 않기 때문에 인상착의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현실적인 문제도 있습니다.
이 때문에 실종자 가족은 같은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DNA 채취를 시작했습니다.
MBN뉴스 김순철입니다 [liberty@mbn.co.kr]
영상편집 : 김경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