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엔 세월호의 속도가 도마에 올랐습니다.
사고 해역에 들어설 당시 세월호는 최고 속도를 내며 운항을 했는데, 이때 무리하게 방향을 바꾸다 침몰한 게 아니냐는 분석에 힘이 실리고 있습니다.
이정호 기자입니다.
【 기자 】
운명의 시각으로 다가서던 지난 16일 오전 7시 28분부터 8시 사이,
선박자동식별장치, AIS 기록을 살펴보면 세월호는 21노트, 시속 39킬로미터로 항해했습니다.
21노트는 6천톤급 대형 여객선인 세월호의 최고 속도.
물살이 거세기로 유명한 맹골수도에 들어선 이후에도 위험한 질주는 멈추지 않습니다.
변침, 즉 배의 진행 방향을 바꾼 오전 8시 26분 이후 좁은 수로를 통과하면서도 19노트를 유지합니다.
문제는 이 속도가 너무 빨랐다는 겁니다.
평소 세월호는 직선 구간에선 18~20노트, 좁은 수로에선 16~18노트를 유지합니다.
사고가 났던 지난 16일에만 평소와 달리 3노트 이상 과속을 한 겁니다.
▶ 인터뷰 : 이규열 / 서울대 조선해양공학과 명예교수
- "직진 속도를 그대로 갖고 변침을 한다는 건 이해할 수 없는 일이고 그렇게 해서는 안 되죠. 화물이 왼쪽으로 쏠리면서 복합적으로 세월호가 침몰하는…."
그렇다면 세월호는 왜 과속 운항을 했을까.
사고 전날 인천 출항이 날씨 문제로 2시 30분 지연되면서 과속한 게 아니냐는 의견이 있지만, 제주 입항 시간이 이미 늦춰졌기 때문에 배를 빨리 몰 이유가 없었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의문의 과속 운항, 그 이유를 밝히는 것이 사고 상황을 재구성하는 열쇠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MBN뉴스 이정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