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회사 차장으로 행세를 하며 투자유치에 나선 것을 증권사가 알고도 묵인했다면 투자금 손실에 대해 배상책임이 있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1부(주심 대법관 고영한)는 H증권이 문모씨를 상대로 낸 채무부존재확인 소송에서 문씨 손해금액의 40%를 돌려주라는 원심을 받아들여 확정했다고 22일 밝혔다.
재판부는"원심의 사실인정과 판단은 정당해 수긍할 수 있다"며 "문씨는 임씨를 피용자로 알고 투자권유에 따라 투자를 한 이상 (H증권은) 사용자 책임을 면할 수 없다는 원심의 판단은 정당하다”고 판결했다.
문씨는 H증권 덕수궁 지점 차장으로 행세하던 임모씨에게 선물투자금 등의 명목으로 56억 3000여 만원을 보냈다. 임씨는 S증권 삼성지점 과장으로 근무한 일은 있지만 퇴사했다. 임씨는 H증권 지점장인 이모씨와의 친분으로 H증권 덕수궁 지점에서 차장으로 행세했다. H증권은 문씨의 피해금액이 문씨와 임씨의 사적 거래에 불과하므로 손해배상 책임이 없다고 주장했지만 대법원은 사용자의 책임이 있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지점장인 이씨가 임씨에게 지정장실 가까운 곳에 위치한 독립된 사무실과 전화, 책상, 컴퓨터 등 기물을 사용
1심은 H증권이 문씨 손해금액의 50%인 15억여원을 돌려주라고 판결했지만, 2심은 손해금액의 40%인 11억 9000만원 가량을 돌려주라고 판결했다.
[이동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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