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까지 알려졌던 것과는 달리 세월호는 사고가 나던 순간 급격한 항로 변경을 하지 않았던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방향을 돌리기 직전 순간 정전이 있었던 것으로 보이는데, 결국 사고 원인 분석은 원점으로 돌아갔습니다.
김순철 기자가 보도합니다.
【 기자 】
세월호가 사고가 난 곳은 항로를 변경하는 이른바 변침점입니다.
해양수산부가 세월호의 선박 자동식별장치기록을 정밀 분석한 결과,
기존에 알려진 115도가 아닌 완만한 45도로 J자 모양을 그리며 돌아간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것은 배가 암초 등 장애물을 피하려 급선회했다기보다는 승무원이 배의 방향을 바꾸려다,
조타기 이상 등의 원인으로 배가 더 돌아간 것으로 추정됩니다.
▶ 인터뷰 : 조 모 씨 / 세월호 조타수
- "평소보다 많이 돌아갔습니다. 제가 실수한 부분도 있지만 타가 유난히 빨리 돌았습니다."
또 세월호가 방향을 돌리기 직전 순간 정전이 발생한 것으로 보입니다.
세월호 항적도에 따르면 선박 자동식별장치 AIS 신호가,
이상징후를 보인 오전 8시 48분 37초부터 3분 36초 동안 끊겨 있었습니다.
해양수산부는 3분 정도의 데이터만 복구했는데 나머지 36초 동안,
순간 정전 등 비상사태를 겪었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공교롭게도 이 시간 뒤 배는 8시 49분 37초부터 19초 동안 오른쪽으로 45도 돌았고, 이후 속도를 잃고 표류합니다.
해수부 관계자는 이 구간에서 선체가 급회전해 균형을 잃고 침몰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습니다.
세월호에 순간 정전이 있었다면 선체 결함일 수도 있어, 사고 원인의 변수가 더 늘었습니다.
MBN뉴스 김순철입니다 [liberty@mbn.co.kr]
영상편집 : 윤 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