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까지 학생들의 대피를 돕다 숨진 박지영 씨가 선박직 승무원들에게 10여 차례나 승객들을 탈출시킬 것인지 물었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하지만, 답은 없었습니다.
안보람 기자가 보도합니다.
【 기자 】
세월호가 침몰하고 있던 16일 오전 9시.
무전기를 통해 고 박지영 씨의 목소리가 들려옵니다.
배가 이미 기울기 시작한 만큼 "어떻게 대응해야 하느냐"는 다급함이 베어 있었습니다.
하지만, 묵묵부답.
매뉴얼대로 "구명조끼를 입고 제자리에서 안전하게 있으라"고 안내 방송을 할 수밖에 없습니다.
더욱 빠르게 기울기 시작하는 세월호.
박 씨는 또다시 "탈출해도 되느냐"고 묻지만, 여전히 답은 없습니다.
약 30분간 이렇게 답도 없는 외침을 이어간 게 10여 차례.
결국, 오전 9시 30분쯤 하늘에 해경 구조헬기가 도착하자 박 씨는 모두 탈출하라고 안내합니다.
사고 당시 이런 상황은 구조된 탑승자들의 증언으로 드러났습니다.
배를 이끄는 선장도, 선박직 승무원도 자기 목숨 지키느라 5백 명에 가까운 탑승객들을 외면한 사이 막내 승무원이 그들을 지켜내기 위해 고군분투 한 겁니다.
이 과정에서 사망한 승무원 정현선 씨와 실종된 사무장 양대홍 씨 등 승객 서비스를 담당하던 일반직 승무원들은 학생들에게 구명조끼를 입히며 탈출을 도왔습니다.
일반직 승무원 14명 가운데 9명은 목숨을 잃거나 실종됐습니다.
MBN뉴스 안보람입니다.
영상편집 : 서정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