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신에는 급격히 침몰했던 세월호의 급박한 상황이 그대로 드러나 있습니다.
시간대별 교신 내용을 박유영 기자가 정리했습니다.
【 기자 】
#. 16일 오전 9시 14분
교신 성공 7분 뒤, 첫 보트 탈출
신고를 접수한 관제선터는 승객들의 안전부터 묻습니다.
▶ 인터뷰 : 진도교통관제센터
- "지금 승선원들은 라이프래프트(구명정)나 구조보트에 타고 있습니까?"
▶ 인터뷰 : 세월
- "아니 아직 못타고 있습니다. 지금 배가 기울어서 움직일 수 없습니다."
여러번 확인해도 도저히 탈출할 수 없다는 대답 뿐.
하지만, 같은 시간, 세월호 구조에 나선 선박 둘라에이스는 "옆에 보트가 탈출한다"고 교신합니다.
승객 대부분이 무방비로 놓여있었지만, 일부는 첫 탈출을 시도한 것으로 보입니다.
#. 오전 9시 17분
"50도 이상 좌현으로 기울어졌다."
침수는 빠르게 진행됩니다.
사고가 접수된 지 20여분 만인 9시 17분, 배는 이미 좌현으로 50도 넘게 기울었지만 여전히 '대기하라'는 지시가 내려진 듯 합니다.
▶ 인터뷰 : 진도교통관제센터
- "현재 침수상태가 어떻습니까?"
▶ 인터뷰 : 세월호
- "50도 이상 좌현으로 기울어져 사람이 좌우로 움직일 수 없는 상태며, 선원도 (승객들에게) 라이프자켓을 입고 대기하라고 했는데 사실 입었는지 확인 불가능한 상태…."
관제센터는 이때부터 '탈출이 불가능하다'고 판단합니다.
#. 오전 9시 24분
"구명조끼 입으라는 방송도 못할 정도"
▶ 인터뷰 : 진도교통관제센터
- "경비정 도착 15분 전입니다. 방송하셔서 승객들에게 구명조끼 착용토록 하세요."
▶ 인터뷰 : 세월호
- "현재 방송도 불가능한 상태입니다."
이에 관제센터는 방송을 못하면 선장과 선원이 직접 승객들에게 구명조끼를 입히라고 지시하지만, '바로 구조해주긴 할꺼냐'는 이해할 수 없는 답만 돌아옵니다.
마지막 교신은 31분 만인 오전 9시38분에 이뤄졌습니다.
해경이 급파한 경비정과 헬기가 속속 도착했지만, 이미 침몰한 뒤였습니다.
MBN뉴스 박유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