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사고를 보면서 160년 전 있었던 영국의 버큰헤이드호 사건이 관심을 끌고 있습니다.
배가 좌초하자 여자와 아이들을 먼저 내보내고 배와 함께 침몰한 선장과 군인들의 얘기인데요.
김경기 기자입니다.
【 기자 】
1852년 아프리카 남단 해역.
영국 해군 수송함 버큰헤이드호가 암초에 부딪혀 침몰 위기에 놓입니다.
군인과 가족 등 630명이 탑승한 배 안에 구명보트는 단 세 척.
선장이자 사령관인 시드니 세튼 대령을 비롯한 병사들은 구명보트가 아닌 갑판으로 물러서 부동자세를 유지합니다.
여자와 어린아이들을 태우기 위한 것.
세튼 대령을 포함한 430여 명의 군인은 가라앉는 배와 함께 물속으로 서서히 사라졌습니다.
위기의 순간에 여자와 어린아이를 먼저 살린 버큰헤이드호 사건은 이후 각종 해상 사고에서 불문율로 자리 잡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번 세월호 침몰 사고에 '버큰헤이드호 전통'은 없었습니다.
▶ 인터뷰 : 이 모 씨 / 세월호 선장
- "(선장이면 승객들 구조 후 나와야 하는 것 아닙니까?) …. (안내방송은 왜 선실 안에 남아 있으라고 하셨어요?) …."
끝까지 배를 지킨 선장과 가장 먼저 배를 버린 선장.
역대 최악의 참사를 바라보는 국민들을 더욱 씁쓸하게 만들고 있습니다.
MBN뉴스 김경기입니다. [ goldgame@mbn.co.kr ]
영상편집 : 최지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