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진도 인근 해상에서 침몰한 여객선 세월호에 타고 있던 안산 단원고 학생들은 배가 가라앉는 순간 카카오톡 등에 애틋한 글을 남긴 채 더는 말이 없었다.
위기를 느낀 이들은 "배가 정말로 기울 것 같다", "엄마 내가 말 못할까 봐 보내놓는다. 사랑한다", "애들아 내가 잘못한 거 있으면 용서해줘. 사랑한다" 등의 메시지를 카카오톡 등으로 가족들에게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학생들이 남긴 글과 통화 내용을 접한 국민들은 안타까움 속에 생사가 확인되지 않은 실종자들의 무사 귀한을 한 마음으로 기원하고 있다.
16일 오전 전남 진도군 조도면 관매도 남서쪽 3㎞ 해상에서 수학여행길에 오른 고교생 등 475명이 탄 여객선 '세월호'가 침몰했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는 이 사고로 17일 오전 1시30분 현재 6명이 숨지고 290명이 실종됐으며 179명이 구조된 것으로 잠정 집계했다. 475명의 탑승자 중에는 수학여행을 떠난 단원고 학생 325명, 교사 14명이 포함돼 있다.
해경은 날이 어두워지면서 한때 중단했던 선체 수색작업을 조명탄을 쏘며 재개했으나 침몰 여객선 내에 있을 것으로 추정되는 실종자들의 생존 가능 시간은 속절없이 흐르고 있어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인천을 떠나 제주도로 향하던 6825t급 청해진해운 소속 여객선 세월호가 '침수중'이라는 급박한 사고 소식을 전한 때는 16일 오전 8시58분께.
여객선은 이후 2시간20여분만에 완전 침몰했다.
한 학생은 엄마와 마지막 통화에서 "엄마 구조대 왔으니 끊을게"라는 말을 남겼다.
결국 실종자를 포함한 탑승객들은 사고 신고 접수 이후 순식간에 침몰하는 선체와 함께 연락이 끊겼다.
구조에 나선 해군과 해경, 어민들은 눈앞에서 가라앉는 여객선을 보면서도 이들의 목숨을 구하지 못했다.
사고가 나자 민·관·군·경은 경비정과 함선, 어선 등을 동원하고 해군 특수부대와 해경 요원 등을 투입해 실종자 구조 및 수색에 총력을 기울였다.
미국 해군 상륙강습함 '본험리타드호'도 투입됐다.
박근혜 대통령은 사고가 발생하자 "해군과 해경 인력 및 장비, 모든 구조선박 등을 활용해 구조에 최선을 다하라"고 지시했다.
박 대통령은 오후에는 중대본을 직접 찾아 "학생들과 승객들이 불행한 사고를 당하게 돼서 참담한 심정"이라며 "생존자가 있을 것 같으면 끝까지 최선을 다해야겠다"고 강조했다.
해외 순방에 나섰던 정홍원 국무총리도 귀국 직후 서해지방해양경찰청에서 주재한 사고대책 관계 장관회의에서 "도저히 믿기지 않는 참담한 사고를 당해 마음이 미어지는 심정"이라면서 "1분 1초도 주저할 여유가 없고 촌음을 아껴서 인명을 구조해야 한다"고 말했다.
안전행정부는 강병규 장관을 본부장으로 범정부 차원의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를 가동한 가운데 해양수산부와 교육부 등도 자체 수습대책본부를 꾸려 운영에 들어갔다.
수사
한편 침몰한 여객선 인양작업은 이르면 18일 오전부터 시작될 전망이다.
[매경닷컴 속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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