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 정도를 따져 등급을 나누는 장애등급제도 심사가 주먹구구식으로 이뤄지고 있습니다.
장애는 그대로인데, 1급 장애인이 재심사 과정에서 5급으로 떨어진 일도 있었습니다.
이병주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기자 】
뇌경색 후유증으로 하반신과 왼쪽 팔 등이 마비된 민병욱 씨.
머물고 있는 요양병원의 병원비를 내려고 한 달에 한 번씩 은행으로 향합니다.
하지만, 길을 나서는 순간부터 악몽의 시작입니다.
▶ 스탠딩 : 이병주 / 기자
- "활동보조인이 없는 병욱씨에겐 인도에 있는 낮은 턱조차도 넘기 힘든 큰 산이 되고 있습니다."
원래는 정부가 지원해 준 활동보조인 덕분에 그럭저럭 생활해왔지만 얼마 전 갑작스레 장애 등급이 낮아지면서 이마저도 지원이 끊겼습니다.
장애 1~2급만 활동보조인이 지원되는데, 민 씨는 재심사 과정에서 등급이 네 단계나 떨어졌습니다.
연금공단 측에 거세게 항의했지만, 공단 측은 명확한 설명 없이 민 씨의 건강이 호전돼 등급을 낮춘 것이라는 말만 되풀이했습니다.
▶ 인터뷰 : 민병욱 / 인천 계산동
- "정부에서, 관련기관에서 좀 더 객관적으로 등급을 다시 재판정할 수 있는 그런 명백한 기관이 들어섰으면 좋겠습니다."
정신지체장애로 병상에 누워있는 딸을 10여 년째 돌보고 있는 이 모 씨도 사정은 비슷합니다.
재심사 과정에서 딸의 장애 등급이 떨어지면서 정부로부터 받아 온 지원금이 3분의 1수준으로 깎인 겁니다.
▶ 인터뷰 : 이 모 씨 / 경기 시흥시
- "치료받는 데는 아무 변함이 없고 전과 똑같은 증세인데도, 등급이 2급에서 3급으로 내려졌다고 판정이 났어요."
말도 많고 탈도 많은 장애등급제.
장애인 눈높이에 맞춘 현실적인 관리와 지원책이 절실해 보입니다.
MBN뉴스 이병주입니다.[freibj@mbn.co.kr]
영상취재 : 최대웅 기자
영상편집 : 원동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