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PC게임에 중독돼 생후 28개월 된 아들을 방치해 숨지게 하고 시신을 쓰레기 봉투에 담아 버린 20대 남성이 경찰에 붙잡혔다. 대구 동부경찰서는 14일 사체유기 및 살인 등의 혐의로 정모(22·무직)씨를 긴급 체포해 조사 중이다.
정씨는 지난 2월 24일부터 지난달 7일까지 약 10일에 걸쳐 PC게임을 하러 집을 나간 뒤 2살 난 아들을 혼자 두게 해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정씨는 아들이 숨진 것을 안 뒤에도 지난달 7일~31일까지 24일간 PC방과 찜질방만 전전한 것으로 드러났다.
그는 지난달 31일 집에 돌아온 후 시신이 부패해 있자 시신을 담요에 쏴 베란다에 버려놨다.
이후 또 집을 나간 정씨는 지난 11일 자신의 어머니가 얻어준 이 집을 전세로 내놓으면서 범행이 발각될 것을 우려해 쓰레기 봉투에 시신을 담아 집에서 1.5km 떨어진 길가에 버렸다.
정씨의 범행은 별거 중인 아내(21)가 아들의 행방을 물어보면서 발각됐다. 정씨는 "아들을 보여달라"는 아내의 추궁이 계속되자 "동대구역에서 노숙을 하다 아들을 잃어버렸다"고 거짓말을 했고 부부가 아들의 실종신고를 하면서 덜미가 잡혔다.
정씨는 경찰이 역 주변 CCTV 확인을 통해 정씨의 계속된 거짓말을 추궁하자 범행을
한편 정씨는 고교시절 게임을 하다 만난 여자친구와 동거를 하다 아들을 낳은 뒤 생활고로 여자친구와 별거하고 혼자 아이를 맡아 키워왔다.
[대구 = 우성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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