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 체류자 신생아 국적 세탁해주고 수억 '꿀꺽'

【 앵커멘트 】
베트남 불법 체류자들의 신생아를 우리나라 국적으로 세탁해주는 대가로 수억 원을 받아 챙긴 일당이 검거됐습니다.
이들에게 명의를 빌려준 한국인들은 출산장려금과 양육수당까지 받아 챙겼습니다.
경기일보 성보경기자가 보도합니다.


【 기자 】
지난해 9월 인천국제공항.

갓난아이를 품에 안은 한 한국인 남성이 출국장으로 발길을 옮깁니다.

아이의 친아빠처럼 보이지만, 베트남 불법체류자가 낳은 아이에게 호적을 빌려준 가짜 부모입니다.

지난 2011년 11월부터 지난해까지 약 2년 동안 베트남 불법 체류자 부부의 신생아 59명의 국적이 이런 식으로 세탁됐습니다.

한국국적을 취득해 베트남으로 다시 출국시키는 겁니다.

45살 이 모 씨는 불법 체류자들의 신생아 국적을 세탁해주고 수수료 명목으로 2억 원을 챙겼습니다.

▶ 인터뷰 : 차주환 / 수원 출입국관리사무소 조사과장
- "베트남 대사관에서 여권 발급 등의 절차가 워낙 까다롭기 때문에 알선책 유혹에 넘어가지 않았나 판단됐습니다.”"

또 35살 곽 모 씨 등 14명은 가짜 부모 행세를 하다 덜미가 잡혔습니다.

이들 가짜 부모는 한 아이 당 300만 원 안팎의 수수료를 받은 뒤 출산장려금과 양육수당으로 총 2천여만 원을 받아 챙겼습니다.

이들은 불법 체류 외국인이 낳은 자녀는 출생신고 자체가 불가능한 점을 악용했습니다.

출입국 관리사무소는 비슷한 사건이 더 있을 것으로 보고 수사를 확대하고 있습니다.

경기일보 성보경입니다.
[ boccum@kyeonggi.com ]
영상취재 : 권오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