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 보디빌더, 불법 스테로이드 판매 적발

전국체전과 아시아선수권대회 등을 석권한 전.현직 유명 보디빌더와 헬스 트레이너 등이 도핑 테스트에 걸리지 않는 성장호르몬제 등을 불법 유통하다 적발됐다.
경기경찰청 광역수사대는 국내 판매가 금지된 스테로이드를 물고기 사료로 위장해 밀반입한 뒤 판매한 혐의(약사법 위반 등)로 전모씨(26) 등 4명을 구속하고, 의사.제약회사 영업사원 등 13명을 불구속입건했다고 10일 밝혔다.
전.현직 보디빌더 4명과 헬스트레이너 7명은 스테로이드를 복용하다 대량구입한 뒤 소량으로 나눠 팔면 수익이 짭짤하다는 생각에 판매업자로 돌아섰다.
전.현직 보디빌더 4명은 전국체전 등 국내 보디빌더 대회에서 총 18회 입상한 경력이 있다고 경찰은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전씨 등은 유창한 영어실력을 이용해 해외 브로커에게 물고기 사료와 오일병으로 위장된 스테로이드 알약과 주사제를 국제택배로 배송 받았다.
알약과 주사제를 100개 단위, 10㎖ 단위로 별도 포장한 뒤 상표와 유효기간이 적힌 레이블, 홀로그램을 부착해 해외 정식 의약품인 것 처럼 위장했다.
이렇게 만들어진 스테로이드 제품은 2010년 2월 18일부터 지난 2월 27일까지 3615회에 걸쳐 1117명에게 25억 4000만 원 상당이 판매됐다.
제약회사 영업사원과 의사는 의사 처방이 필요한 성장호르몬 주사제를 병원에 납품한 것 처럼 허위 세금계산서를 발행하거나 허위 처방을 받아 빼돌리는 수법으로 1억6000만원 상당을 중간 판매책에게 유통시킨 혐의다.
스테로이드를 구입한 1117명 가운데 93명은 보디빌더 협회에 등록된 정식 선수로 확인됐고, 일부 대학생, 대학교수 등도 근육강화 목적으로 복용했다.
경찰 관계자는 "해외서도 판매가 금지된 이 제품을 무분별하게 복용할 경우 성기능 장애, 가슴 변형, 탈모, 간장기능 저하, 폭력적 성격장애 등의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성장호르몬 주사제에 대해서도 "의사 처방에 따라 엄격히 복용해야 하고 부종.사지경직.감각이상.고혈압 유발, 암세포가 급속히 커지는 부작용이 있을 수 있다"고 주의를 당부했다.
[지홍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