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작권 보호 장치 없어도 신곡 반주`…노래방 불법인증장치 사실로

저작권 보호 장치를 사용하지 않아도 신곡 반주가 가능한 불법 인증 장치가 유통되고 있다는 설이 사실로 확인됐다.
인천지검 형사2부(부장검사 권순철)는 노래반주기 신곡 불법 인증 장치를 제조해 유통시킨 혐의(저작권법 위반)로 변모씨(46)을 구속기소하고, 이를 전국적으로 유통한 박모씨 등 9명을 불구속기소했다고 9일 밝혔다.
변씨 등은 2012년 1월부터 지난달까지 신곡 불법인증장치를 제조.유통해 3780곡에 달하는 신곡을 인증 절차 없이 정상 반주될 수 있도록 한 혐의다.
변씨 등은 노래반주기 제조업체인 금영의 신곡 저작권 보호장치인 '데이터롬 칩'을 매월 구입하지 않아도 신곡을 인증할 수 있는 사제키트를 제조하고, 금영이 이를 방지하기 위한 새로운 제품(스마트 토큰)을 개발하자 '불법 제어보드' 'USB형 사제키트'를 또 다시 제조해 무력화 시켰다.
이 과정에서 변씨 등은 불법 해킹 프로그램을 이용해 금영의 영업비밀인 신곡 인증과 관련된 데이터를 취득해 사용했다고 검찰은 밝혔다.
변씨는 이렇게 만든 사제키트를 1개당 2000~3000원을 받고 유통업자에 판매했고, 유통업자들은 전국 노래연습장에 1만5000원~2만원을 받고 유통시켜 연간 2억~3억 원의 부당 이득을 취한 것으로 드러났다. 노래방 업주들은 판매가격이 정품과 크게 차이가 나지 않아 불법 제품 이란 사실을 몰랐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사건으로 금영은 13억 원 상당의 피해를, 금영의 '데이터롬 칩' 등을 토대로 저작권료를 받고 있는 한국음악저작권협회는 최근 5년간 21억6000만 원의 피해를 입은 것으로 추정했다.
검찰 관계자는 "예전에도 노래반주기와 관련된 유사 사건들이 있었으나 사건의 특성상 제조 원리 규명이 어렵고 객관적 물증이 없어 무혐의 처분됐다"면서 "설로만 떠돌던 불법인증장치를 현장에서 처음으로 확인했다"고 말했다.
검찰은 모든 범죄수익을 몰수하고 다른 제조업자와 유통망이 있는지 수사를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지홍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