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취학 아동 보조금은 눈먼 돈?…관할 교육청 3년간 몰라

미취학 아동에 대한 국가 보조금이 눈먼 돈으로 전락하고 있다.
유아교육 위탁 학원이 미자격자와 공모해 3년 동안 수억 원의 보조금을 가로채고 있었는데도 해당 교육청은 이런 사실을 모르고 있었다.
경기 부천원미경찰서는 9일 미취학 아동을 허위 등록해 수억 원대 국가보조금을 가로챈 혐의(사기 등)로 부천 모 미술학원 원장 김모씨(46.여) 등 3명을 불구속입건했다.
김씨는 2010년 6월 1일부터 작년 10월 30일까지 자신이 운영하는 미술학원에 미취학 아동 180명을 허위등록한 뒤 부천교육지원청으로부터 유아학비, 급식비 등의 명목으로 3억7000만 원의 보조금을 지원받아 가로챈 혐의다.
유아교육 위탁기관으로 지정돼 합법적으로 보조금을 지원 받을 수 있었던 김씨는 미자격자인 미술학원장들을 끌어들여 범행을 벌였다.
미자격자인 미술학원 원장 2명은 자신의 학원에 등록한 미취학 아동을 김씨 학원에 허위 등록하는 수법으로 보조금을 받아 가로챘다.
김씨는 이들 공범 2명에게 무상 교육비를 받아주는 댓가로 4500만 원의 수수료를 챙긴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 관계자는 "유아교육 위탁기관으로 지정되지 않은 2개의 미술학원 원장들은 70~80% 정도의 원생을 김씨 학원에 허위 등록했다"면서 "(보조금 지원 사업이)이렇게 허술하게 운영되고 있는데 놀랐고, 부정수급 사례가 더 있을 것으로 보고 교육청과 학원 등으로 수사를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지홍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