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퓨터를 수리했는데 며칠 만에 또 고장 나 화가 난 경험 있으셨죠.
알고 보니 AS 기사가 일부러 망가뜨려 놓고 다시 수리를 하도록 해 무려 만 명이 넘게 피해를 봤습니다.
김근희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기자 】
지난해 11월 서울 강남의 한 법률사무소는 업무용 컴퓨터가 고장 나 수리를 맡겼습니다.
그런데 A/S를 받은 뒤 오히려 멀쩡하던 다른 컴퓨터들까지 갑자기 먹통이 됐습니다.
▶ 인터뷰 : 김재원 / 피해 업체 직원
- "케이블 단자를 확인해보니까 물리적으로 날카로운 걸로 찍어서 손상된 흔적을 발견했어요. 고의적으로 망가뜨린 거구나."
컴퓨터를 고장 낸 사람은 다름 아닌 수리 기사였습니다.
더 많은 수리비를 벌려고 일부러 컴퓨터를 고장 낸 겁니다.
컴퓨터 A/S 업계에서 꽤 알려진 이 업체는 지난 10개월 동안 이런 수법으로 1만 명이 넘는 고객에게 수리비 21억 5천만 원을 뜯었습니다.
▶ 스탠딩 : 김근희 / 기자
- "이 업체는 고객들의 멀쩡한 하드디스크를 가져가 고의로 떨어뜨리거나 송곳으로 파손시킨 뒤 수리 비용을 청구했습니다."
부품을 교체했다고 속여 돈을 받는가 하면 부팅을 방해하는 전문 프로그램까지 써 컴퓨터가 고장 난 것처럼 속였습니다.
특히 포털사이트 업계 1위로 소개되고 있는 이 업체는 전문 자격증을 가진 기사가 단 한 명도 없었습니다.
▶ 인터뷰 : 업체 수리 기사
- "매출 올리려면 부품 고장으로 유도해서 좀 더 많은 수리비를 받아야 한다. 망가뜨려서 가져다주면 (고객들은) 알 수가 없죠."
피해를 본 곳은 컴퓨터에 중요한 개인 정보가 들어 있는 유명 대학병원과 학교까지 포함됐습니다.
경찰은 업체 대표 등 4명을 구속하고 공모한 수리 기사 등 62명을 불구속 입건했습니다.
MBN뉴스 김근희입니다.
영상취재 : 최대웅 기자
영상편집 : 김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