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5일) 식목일을 맞아 곳곳에서 나무 심기 행사가 열렸습니다.
하지만 한편에선 수십 년 된 가로수가 잘려나가고 있습니다.
이병주 기자입니다.
【 기자 】
자기 몸보다 훨씬 큰 삽으로 이리저리 흙을 파는 아이부터, 나무 위에 물을 뿌리며 즐거워하는 사람들까지.
함께 나무를 심는 가족들 사이에서 웃음꽃이 번집니다.
아이들은 나무에 전하고 싶은 이야기를 곰곰이 고민하며 한 글자씩 적어봅니다.
▶ 인터뷰 : 최희재 / 경기 용인시
- "'나무야 무럭무럭 자라야 해. 우리가 자주 올게. 우리는 널 사랑해'라고 썼어요."
그런데 같은 시각, 서울 북가좌동의 한 거리에선 가로수를 교체하기 위한 작업이 한창입니다.
은행나무 열매 때문에 악취가 난다는 민원이 계속됐기 때문입니다.
둘레가 25cm 이상인 오래된 나무는 옮겨심지 않고 베어버린다는 겁니다.
▶ 인터뷰 : 황영자 / 서울 북가좌동
- "조금 아쉽죠. 지금은 전깃줄도 없고 그런데 무엇 때문에 잘랐는지…."
커다란 나무를 옮겨심는 데 수백만 원이 드는 반면 활용 가치가 별로 없다는 겁니다.
전문가들은 단기적인 시각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말합니다.
▶ 인터뷰(☎) : 한봉호 / 서울시립대학교 조경학과 교수
- "베어내는 것이 (단기적으로) 경비는 절감될 수 있지만, 전체적인 수목 이용 차원에서 공원수나 자원으로 쓸 수 있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현재 서울시에 있는 가로수 10그루 가운데 4그루는 은행나무, 앞으로 얼마나 많은 나무가 잘려나갈지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MBN뉴스 이병주입니다.[freibj@mbn.co.kr]
영상취재 : 조영민, 최선명, 김회종 기자
영상편집 : 원동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