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 태안지역에서 한반도 기상관측사상 역대 네 번째 규모의 지진이 발생해 대전과 충청지역은 물론 서울과 인천, 경기 등 수도
권 지역에까지 진동이 전해졌다.
1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이날 오전 4시48분께 태안군 서격렬비도 서북서쪽 100㎞ 해역에서 규모 5.1의 지진이 발생했다.
진앙은 북위 36.95도, 동경 124.50도 지점이다.
이어 오전 9시25분께도 서북서쪽 100㎞ 해역에서 규모 2.3의 지진이 잇따라 발생했다.
기상청 관계자는 "앞서 지진 규모가 컸기 때문에 추가로 여진이 발생할 수 있다"며 "본 지진보다 큰 규모는 아닌 만큼 염려할 필요는 없다"고 설명했다.
이번 지진은 1978년 기상대 관측 이후 역대 4번째로 큰 규모다.
실제 사람이 느끼는 지진의 규모를 나타내는 진도는 태안 4, 인천 3, 서울 2 정도라고 기상청은 전했다.
진도 규모가 5를 넘으면 부실하게 지어진 건물의 경우 심한 손상을 줄 수 있는 정도다. 육지에서라면 실내에 있어도 감지할 수 있다.
실제 이번 지진으로 태안과 서산 지역은 물론 서울과 인천 등 수도권 지역에서도 건물이 흔들리는 것이 감지됐다.
SNS(사회관계망서비스) 상에는 자다가 흔들림을 느꼈다는 글이 속속 올라오고 있으며, 기상청에도 수백 건의 지진을 감지했다는 시민의 신고가 접수됐다.
인천 작전동에 거주하는 A씨는 "자다가 침대가 심하게 흔들려 무서워서 잠이 깼다"고 말했다.
기상청 이지민 연구관은 "지진이 먼바다 쪽에서 발생해 큰 피해는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현재까지 접수된 신고는 건물이 흔들렸다는 것 정도"라고 말했다.
지진의 원인에 대해서는 현재 국내 기술 수준으로는 파악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이 연구관은 "국내에는 지질 구조를 연구할 수 있는 장비나 자료가 부족해 구체적인 원인을 분석하기는 어렵다"며 "앞으로 해저지질 조사 등 정밀 연구를 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헌철 한국지질자원연구원 지진센터장은 "바다 밑 단층 구조 등 국내 해저 탐사에 대한 자료가 없어 지진의 직접적인 원인은 알 수 없다. 현재 지진 관측 자료를 토대로 패턴을 파악하고 있다"며 "다만 지난해 충남 보령과 전남 신안, 인천 백령도 등에서 연속적으로 발생했던 소규모 지진과는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기상청 관측 사상 남한에서는 1978년 9월 16일 오전 2시7분께 충북 속리산 부근과 2004년 5월 29일 오후 7시 14분께
울진 지진으로 당시 경상도 일원에서 건물이 흔들렸고 전국에서 진동이 감지됐다.
북한에서도 1980년 평안북도 의주 일대에서 리히터 규모 5.3의 지진이 발생한 적이 있다.
[매경닷컴 속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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