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퇴한 의사들의 이름만 빌려 요양병원을 차린 뒤 수백억 원의 보험 급여를 빼돌린 이른바 '사무장 병원'이 경찰에 적발됐습니다.
의사들은 이름을 빌려주는 대가로 매달 천만 원 이상을 받았습니다.
원중희 기자입니다.
【 기자 】
서울 화곡동의 한 요양병원에 경찰이 들이닥칩니다.
의사가 병원장이 아닌 이른바 '사무장 병원'을 운영한 혐의입니다.
"운영 전반에 대해서 압수수색을 하기 위해서…."
건축업자인 47살 김 모 씨는 불법으로 의사들의 명의를 빌려 병원을 열었습니다.
병원공사를 주로 하던 김 씨가 법의 허점을 알게 돼 직접 범행에 나선 겁니다.
▶ 스탠딩 : 원중희 / 기자
- "지난 7년 동안 이곳 병원 원장에는 모두 네 명의 의사가 이름을 올렸지만, 정작 실제 운영자는 김 씨 한 명이었습니다."
명의를 빌려준 의사들은 아무것도 하지 않고 일주일에 한 번 병원에 들러 월 700만 원, 매일 병원에 출근하면 천400만 원을 받았습니다.
대부분 70대 이상의 현직에서 은퇴한 의사들이었습니다.
▶ 인터뷰 : 박태근 /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 강폭2팀
- "그분들이 다른 병원에 취업을 할 수 없는 고령이기 때문에 고액의 임금을 주고…."
실질적으로 병원은 의사 몇 명을 고용해 운영했습니다.
이렇게 병원을 운영하면서 정부로부터 받은 보험금만 148억.
경찰은 김 씨와 의사 네 명 모두 입건하고 부당하게 챙긴 보험금도 환수조치할 방침입니다.
MBN뉴스 원중희입니다. [june12@mbn.co.kr]
영상취재 : 유용규 기자
영상편집 : 서정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