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친구2'의 시나리오를 쓴 작가가 불법 도박장을 운영하다 경찰에 붙잡혔다.
부산경찰청 폭력계는 27일 회원을 모집해 불법 도박장을 운영한 혐의(도박장 개장)로 한모(41)씨 등 4명을 구속했다. 또 일당 3명과 이 도박장에서 상습적으로 도박을 한 77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이들은 지난해 5월 부산 광안리해수욕장에 있는 한 건물 지하에 비밀 도박장을 차려 놓고 회원들을 상대로 불법 영업을 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사전에 확보한 회원에게 "오늘도 지하는 갑니다. 오늘 맛있는 음식 있습니다" 등의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를 보내 도박꾼을 모집했다.
이들은 게임장, 휴게실 등을 갖추고 일명 텍사스 홀덤(일종의 포커 게임) 도박을 진행했다. 별도의 수수료는 떼지 않고 도박 한판 당 승리하는 사람으로부터 10%의 수고비를 받는 수법으로 이들이 지난 1월까지 벌어들인 수익금은 7000여만원인 것으로 조사됐다. 도박에 참가한 사람들은 의사 등 전문직 종사자를 비롯해 회사원, 대학생, 주부, 폭력배 등 다양했다.
도박장 실제 업주인 한씨는 1992년 12월 부산 최대 폭력조직인 칠성파의 송년회 모임에 참석한 등의 혐의가 적발돼 1994년 징역 1년6개월을 선고받고 복역했다.
한씨는 폭력조직에 몸 담았던 경험을 바탕으로 영화 '친구'의 시나리오 작업에 참여했고, 2007년 영화 '사랑'의 시나리오를 쓰기도 했다. 이후 TV 드라마 '친구, 우리들의 전설' 대본 작업에 참여했으며 지난해 개봉한
경찰은 한씨가 시나리오 작가로 활동하면서도 폭력조직원과 꾸준히 관계를 유지하고 있었고 해외 원정 도박 경험을 바탕으로 도박장을 직접 열게 된 것으로 보고 있다.
[부산 = 박동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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