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듭되는 취업 낙방에 지쳐서 혹은 면접을 앞두고 성형을 고민하는 구직자들이 늘어나고 있다. '취업 성형' 또는 '면접 성형'이라는 신조어가 등장할 정도다.'외모도 경쟁력'이라는 말이 구직자의 움츠러진 어깨를 더 무겁게 한다.
지수씨가 성형을 고민한 건 사실 하루 이틀 일이 아니다. 금융권 취업을 준비했을 때부터 귀에 박히게 들었던 이야기 중 하나가 '금융권은 이미지를 많이 본다'였기 때문이다. 처음에야 '그런게 어딨느냐'며 흘려들었지만 숱한 낙방을 겪은 이제는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쌍꺼풀 수술을 심각하게 고민 중이다.
실제로 포털 사이트에서 '취업 성형', '면접 성형'이라고 검색을 해보면 성형외과 사이트 광고가 줄줄이 뜬다. 대규모 취업 카페에서도 성형하는 게 취업에 도움이 되느냐에 대한 질문이 종종 눈에 띈다. 성형과 모발 이식 등에 관한 질문을 하는 게시판을 별도로 마련했을 정도다. 심지어 치아교정과 미백 시술을 위한 제휴 치과도 있다.
외꺼풀 눈으로 다소 날카로운 인상이었던 지수씨는 쌍꺼풀 수술을 강행할 생각이다. 원래 컴플렉스인 부분이기도 했지만, 성형외과 의사가 쌍꺼풀이 있으면 인상이 좀 더 순하면서도 또렷해질 것이라고 말하자 결심이 굳어졌다. 또 이때 해야 상반기 채용 면접 시기가 오기 전에 붓기가 다 빠질 것이라는 예상에서다.
지수씨는 "아무래도 같은 점수라면 외모가 돋보이는 지원자에게 눈이 가지 않겠느냐"며 "이렇게까지 해야되나 싶기도 하지만 장기적으로 봤을 땐 결국 나에게도 이득이 되는 선택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실제로 지난해 취업포털 사람이 기업 인사담당자 273명을 대상으로 설문한 결과 84.2%에 해당하는 230명이 "지원자의 겉모습이 평가에 영향을 미친다"고 답했다.
또 외모를 중시한다고 답한 기업 인사담당자 가운데 절반 이상(131명·57%)은 스펙이 조금 부족해도 외모가 뛰어난 지원자에게 가산점을 주거나 합격시킨 경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외모를 평가 항목에 포함하는 이유로는 '인상에 따라 신뢰도가 달라져서'(50.9%, 복수응답) '자기관리를 열심히 하는지 알 수 있어서'(32.6%), '외모가 대인관계에 영향을 미쳐서'(28.7%), '외모도 경쟁력이라서'(21.7%) 등을 꼽았다.
그러나 기업 인사 담당자들은 외모만이 능사는 아니라고 한 목소리로 강조했다.
한 중견기업 인사담당자는
[매경닷컴 김잔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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