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험한 도로 옆을 30분 이상 걸어야 학교에 갈 수 있는 초등학생들이 있습니다.
집 앞에 이미 학교부지까지 마련됐는데도, 정작 학교 건립은 기약이 없습니다.
속사정을 박광렬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기자 】
레미콘 차량이 빠르게 달리는 2차선 도로,
초등학생들이 엄마 손을 꼭 쥐고 신호등도 없는 횡단보도를 건넙니다.
근처 6차선 도로를 건너는 어린 학생은 불안한 듯 급히 뛰어갑니다.
먼지가 가득한 공사장 옆을 지나기도 합니다.
서울 구로구 천왕동 한 아파트 단지에 사는 학생들의 등굣길 모습입니다.
▶ 인터뷰 : 정현화 / 서울 천왕동
- "학교에 안 갈 수는 없는데, 신호등도 없고 차들이 쌩쌩 달리는데 아이들 건강에도 안 좋고…."
아파트에서 학교까지 얼마나 걸리는지 확인해 봤습니다.
▶ 스탠딩 : 박광렬 / 기자
- "학교까지 성인 남성 걸음 기준으로 보시는 것처럼 20분 가까이 걸렸습니다."
아파트 앞 초등학교 설립이 미뤄지면서 매일 위험한 등굣길이 되풀이되는 겁니다.
학교 부지는 일찌감치 마련됐는데도 교육청의 인가가 나지 않은 탓입니다.
학생 수가 학급당 35명씩 모두 1천 2백여 명은 돼야 새로 학교를 지을 수 있는데 이 기준에 미달한다는 이유였습니다.
▶ 인터뷰 : 교육부 관계자
- "학교를 설립할 수 있는 숫자가 안돼요. 최소한 3,4천 세대 이상이 돼야 해요."
하지만, 학부모들은 전국 학급 평균 학생 수가 23명에 불과한 상황에서 이런 기준은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반응입니다.
▶ 인터뷰 : 최재희 / 서울 천왕동
- "수백 명의 아이들이 이 불편을 언제까지 몇 년이고 겪어야 한다는 게 이해가 안 가죠."
도로변에 펜스도 임시로 설치됐지만 몇 년씩 위험한 등굣길을 걸어야 하는 학생과 학부모들의 불안감은 여전합니다.
MBN뉴스 박광렬입니다.
영상취재 : 임채웅, 한영광 기자
영상편집 : 이재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