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당했다…내수용 신차 940대 특장차로 둔갑돼 해외로

특장차 제작업체 등이 현대자동차가 만든 승합차 등 수백대의 내수용 신차를 수출용 특장차로 위장해 해외에 부정수출한 사실이 드러났다.
경기경찰청 국제범죄수사대는 현대차가 만든 내수용 신차를 출시해 무등록 상태에서 수출용 특장차로 위장한 뒤 수출한 혐의(관세법 위반 등)로 특장차 제작업체 대표 이모씨(46) 등 148명을 검거해 24명을 불구속입건하고 124명을 국세청 등에 고발했다고 19일 밝혔다.
이씨 등은 2011년 7월 13일부터 작년 7월 19일까지 현대차의 내수용 승합차 등 949대(싯가 200억 원)를 수출용 특장차로 위장해 필리핀과 러시아 등지로 수출한 혐의다.
이들은 유령사업자 명의로 내수용 신차를 출고한 뒤 무등록 상태에서 차대번호를 위조, 특장차로 제작한 것 처럼 꾸몄다. 위조 서류에는 충격 완화 장치를 달았다거나, 냉동탑 시설 등이 장착됐다는 내용이 담겼다.
이씨 등은 국내에서 생산된 승합.화물차 등이 러시아, 필리핀 등지에서 인기가 많은 것을 알고 이 같은 수법으로 수출하다 완성차 업체에 적발되자, 사업자 명의 대여자 124명을 모집해 이 같은 범행을 이어갔다. 건당 50만 원의 사례를 받은 명의 대여자는 대부분 무직자였으며 대학생, 장애인, 심지어 수배자까지 포함돼 있었다.
이씨 등이 불법 수출한 차종은 포터 등 화물차 643대, 스타렉스 등 승합차 272대, 승용차 34대 등이다.
경찰 관계자는 "이들은 수출에 필요한 자동차제작증과 자동차양도증명서를 허위로 조작해 세관을 속였다"면서 "신차를 특장차로 둔갑시켜 수출하면 제조사보다 싼 가격에 유통이 가능해 수출시장 가격을 교란시키고, A/S 등이 안돼 국산차 이미지를 실추시킬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경찰은 또 이씨 등을 10억 원에 달하는 자동차 취.등록세를 탈루하고 부가가치세 등을 환급받아 조세를 포탈한 혐의로 국세청 등 관계기관에 통보했다.
[지홍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