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이면 번식을 위해 시베리아로 북상해야 할 가창오리가 대거 국내에 잔류해 그 원인을 놓고 해석이 분분하다.
군산철새조망대와 전북대 주용기 전임연구원에 따르면 군산과 충남 서천에 걸쳐 있는 금강호에는 지난 14일 10만마리 가량의 가창오리가 나타났으며 17일 현재 12만여 마리로 증가했다.
금강호에는 지난 한 달간 가창오리가 3000여마리밖에 남지 않았다가 최근 10만마리 이상으로 급증했다.
17일 고창 동림저수지에선 가창오리 5만여마리가 노니는 게 확인됐다.
천수만을 비롯해 삽교호, 남양호 등에 머문 가창오리는 보통 11월 말∼12월 초 남쪽인 충남 서천과 군산 금강하굿둑 주변으로 터전을 옮긴다.
더 남쪽으로는 고창 동림저수지, 해남 고천암호 등지에서 2월까지 머무르다가 시베리아로 돌아간다.
환경 당국은 현재 10만∼17만 마리가 시베리아로 가지 않고 국내에 남아있는 걸로 추정한다. 가창오리가 3월 이맘때 대부분 북쪽으로 올라간다는 사실을 고려하면 지나치게 많은 수다.
잔류 원인을 두고 전문가들의 의견은 갈리고 있다.
한성우 군산철새조망대 학예연구사는 "가창오리의 이동은 3월 말까지 이뤄지기 때문에 현재 상황에서 이동이 늦어졌다고 단정 짓기 곤란하다"면서 "철새가 많이 내려와 있는 상황은 예년과 다르지만,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조심스럽게 분석했다.
그는 "올겨울 고온 현상, AI 방역대책, 먹이 부족 등 가창오리 이동에는 여러 가지 변수가 있다"면서 "만약 4월이 돼서도 10만 마리 이상의 가창오리떼가 관찰된다면 분명히 문제가 있는 만큼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정부가 철새를 조류인플루엔자(AI)의 발병 원인으로 꼽으면서 먹이주기 행사를 금지한 탓에 영양 섭취를 못 한 새들이 떠나지 못하고 있다는 분석도 설득력을 얻고 있다.
주용기 연구원은 "가창오리의 먹이가 상당히 부족한 상황에서 충분히 영양 섭취
환경운동연합도 "농지에 볍씨가 거의 남지 않게 되면서 철새들이 먹이주기에서 영양을 확보해 왔는데, 먹이주기 금지 조치로 생태계에서 대혼란이 벌어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매경닷컴 속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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