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짜 계약서를 만들어 미분양 아파트를 담보로 제2금융권에서 수백억 원을 대출받은 일당이 붙잡혔습니다.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했을까요?
강세훈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기자 】
지은 지 13년 된 아파트입니다.
전체 5백 세대 가운데 절반가량은 1년 전만 해도 미분양 상태였습니다.
▶ 인터뷰 : 공인중개사
- "복도식이고 21평이니까 매매로는 인기가 없죠. 시세는 1억 500만 원 정도."
대출 사기단은 이런 미분양 아파트와 담보대출 비율이 높은 제2금융권을 노렸습니다.
36살 이 모 씨 등은 분양이 안 된 235가구의 임대계약서를 조작했습니다.
한 가구당 7천만 원인 계약서상의 보증금을 2천만 원까지 낮춘 것인데, 가짜 계약서를 은행에 제출해 무려 200억 원을 대출받았습니다.
▶ 인터뷰 : 한달수 / 전북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장
- "(제2금융권) 대출은 아파트 시세의 80%에서 임대보증금을 제외한 금액이 가능한데요. 임대계약서의 보증금액이 낮을수록 많이 받는 거죠."
▶ 스탠딩 : 강세훈 / 기자
- "좌측은 임대계약서 원본, 우측은 변조된 사본입니다. 피의자들은 이 변조된 사본을 은행에 제출하고도 손쉽게 대출을 받았습니다."
제2금융권은 계약서 원본이 아닌 사본으로도 대출이 가능하다는 점을 노린 것입니다.
특히 한 은행 직원은 대출 편의를 봐주는 대가로 고급 승용차를 받은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 인터뷰 : 전주 OO신협 관계자
- "심사 과정이나 결제 과정에서 정당하게 지시한 것을 담당자가 무시하고 처리한 것입니다."
경찰은 대출 사기단 12명 가운데 이 씨 등 3명을 구속하고, 여죄가 있는지 조사하고 있습니다.
MBN뉴스 강세훈입니다.
영상취재 : 조계홍 기자
영상편집 : 김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