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모반듯 `MB표` 청계천 생태하천으로 복원

네모반듯하게 인위적으로 복원된 'MB표' 청계천이 개장 9년만에 생태하천으로 바뀐다.
종전 직선형 수로를 자연 생태하천으로 바꾸고 보(洑)를 철거해 물 흐름을 자연스럽게 바꾼다는게 보완책 핵심이다.
12일 민간단체인 청계천시민위원회는 이같은 내용을 담은 '청계천 역사성 및 자연생태성 회복안'을 서울시에 전달했다. 서울시는 회복안에 대해 "단기간 실현 가능한 생태하천 조성 등은 올해부터 바로 시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번 사업은 이명박 전 서울시장이 추진했던 청계천에 '생태도시'를 기치로 내건 박원순 현 시장이 자기 색깔을 입히기 위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청계천시민위는 "수심 유지를 위해 설치한 '여울보' 29곳을 지그재그 형태로 바꿔 물 흐름 정체로 생기는 수질악화 현상을 개선하라"며 "청계천 보도 폭을 넓히고 횡단보도를 개선하는 등 보행자 중심 거리를 조성하라"고 주문했다.
또 청계천 상류 지천으로 현재 도로로 덮여있는 백운동천과 삼청동천 물길을 복원해 매년 전기로 한강물을 끌어오는데 투입되는 비용(18억원)을 줄이라고 권고했다.
시민위는 한강물 대신 청계천 상류물을 끌어쓰면 취.송수와 정수비용 등 연간 약 5억9000만원을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관측했다. 하지만 곡면형 물길 복원 등에 드는 비용은 별도로 제시하지 않았다. 시민위는 지난 1958년 청개천 복개 때 장충단공원으로 옮겨진 후 제자리를 찾지 못하고 있는 돌다리인 수표교도 제 위치로 옮기라는 의견도 제시했다.
이에 대해 서울시는 "자연생태하천 조성, 보행친화거리 조성은 타당성 조사 등 시행에 들어간다"면서도 "수표교 중건과 백운동천, 삼청동천 물길 회복은 경제적 타당성을 신중하게 검토한 후 추진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김정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