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에서 현금 2억원이 실린 고속도로 통행료 수거 차량이 도난당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경찰은 범인이 현금이 많은 월요일 새벽 시간대에 폐쇄회로(CC)TV를 피해 범행을 저지른 점 등으로 미뤄 내부 사정을 잘 아는 사람의 소행으로 보고 수사 중이다.
사건이 발생한 시각은 10일 오전 3시 30분께. 경부고속도로 하행선 부산영업소 사무실 앞에 세워둔 A사의 현금수송 차량이 도난당했다고 부산영업소 근무자가 경찰에 신고했다.
도난 차량은 수거된 한국도로공사 영업소의 고속도로 통행료를 운송해 왔다. 이 차량은 경북 경산요금소를 출발해 영천, 경주 등 8곳를 거쳐 막 부산요금소에 도착한 상태였다.
차량 안에는 현금 2억 1900만 원이 든 자루 7개와 가방 1개가 실려 있었다. 도난 차량의 안전요원 김 모(33) 씨는 "차 안에 열쇠를 꽂아둔 채 외부에서 리모컨으로 문을 잠그고 영업소에 현금을 가지려 간 사이 차량을 도난당했다"고 경찰에 진술했다. 도난 순간 차량에 경보장치가 울렸으나 용의자는 차량을 몰고 빠르게 사고 현장을 벗어났다.
경찰은 차량의 위치추적장치(GPS)를 통해 10여분만인 오전 3시 40분께 4㎞ 가량 떨어진 금정구 청룡동 부산보호관찰소 앞에서 버려진 차량을 발견했다. 발견 당시 차량은 문이 잠겨 있었으며, 현금이 든 자루와 가방만 감쪽같이 사라진 상태였다.
경찰에 따르면 이날 근무자는 2명이었지만, A사의 내부 규정에는 3명이 근무하도록 돼 있다. 1명이 운전대에 앉아 있고, 2명은 현금을 수송하도록 임무가 나눠져 있다. 그러나 최근 퇴직자가 생기면서 2명만 근무해 온 것으로 경찰 조사 결과 드러났다.
경찰은 주말 통행료를 수거하는 월요일 오전이 가장 현금이 많을 때고 날이 밝기 전 통행량이 가장 적을 때 차량을 훔친 점 등을 감안해 현금 수송 일정을 잘 알고 있는 내부자의 소행일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최근 회사를 그만 둔 퇴직자들을 중심으로 수사를 펼치고 있다.
하지만 이들이 CCTV 사각지대를 이용해 치밀하게 도주한데다 부산영업소의 CCTV가 고장 난 상태여서 용의자 인상착의 등을 파악하는 데 어려움을
부산 금정경찰서 관계자는 "고속도로 순찰대 CCTV에서 범인 1명이 이동하는 장면을 확보했지만 화면이 흐려 신원을 밝히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사고 지점 인근에 주차된 차량 블랙박스 영상을 통해 도주 경로 등을 파악하고 있다"고 말했다.
[부산 = 박동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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