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고에 시달리다 자살이라는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안타까운 소식이 최근 잇따르고 있는데요.
도대체 뭐가 문제인지, 이들이 진정 바라는 것은 무엇인지 이성식 기자가 취약계층의 목소리를 직접 들어봤습니다.
【 기자 】
지난 1일 서울 노고산동의 허름한 집에서 일용직 근로자 67살 정 모 씨가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정 씨 옆에는 만 원짜리 백장, 화장비용 100만 원이 놓여져 있었습니다.
▶ 인터뷰 : 이웃 주민
- "유심히 보니까 다리를 이렇게 구부리고 누워서 사망했더라고요."
정 씨뿐 아니라 송파 세모녀 사건에 동두천 동반 투신, 화곡동 부부 동반 자살까지.
불과 며칠 사이에 생활고를 이기지 못하고 스스로 목숨을 끊는 일이 잇따르고 있습니다.
취약계층을 돌보는 사회복지사들의 발걸음이 더욱 바빠질 수밖에 없습니다.
"할머니 계세요?"
딸과 사위가 교통사고로 사망한 뒤 홀로 남은 외손자와 살고 있는 84살 유정열 씨.
정부로부터 한달에 30만 원 정도를 지원받아 겨우 생계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조손가정에서 힘들게 자라고 있는 손자를 생각하면 눈시울이 붉어집니다.
▶ 인터뷰 : 유정열 / 서울 상도4동
- "불쌍해 죽겠지. (손자가) '할머니 난 왜 이렇게 박복해' 나한테 하소연하니 내가 어떻게 그걸 받아. 저 울고 나 울지."
지난해 말 기준으로 기초생활수급자는 135만여 명.
하지만 최소한의 지원도 못받는 복지 사각지대엔 무려 4백만 명이 있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75살 서소율 씨 역시 거의 소식이 끊기다시피 한 자식들이 부양의무자로 잡혀 그동안 지원을 받을 수 없었습니다.
▶ 인터뷰 : 서소율 / 서울 상도4동
- "(전세금) 올려달라고 할까 봐 주인은 자꾸 화내고 해서 걱정돼 죽겠습니다. 여름에는 덥고 겨울에는 춥고 그래요."
하루하루 겨우 버티는 이들은 높은 복지의 문턱을 낮춰 최소한의 생계를 보장해주길 바라고 있습니다.
▶ 스탠딩 : 이성식 / 기자 [ mods@mbn.co.kr ]
- "경기침체가 길어지면서 빈곤층은 벼랑 끝으로 몰리고 있습니다. 복지대책과 따뜻한 관심이 필요해 보입니다. MBN뉴스 이성식입니다."
영상취재 : 김재헌 기자·한종호 VJ
영상편집 : 서정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