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격표시제 시행 1년…'있으나 마나'

【 앵커멘트 】
일정 규모 이상의 미용실과 음식점이 바깥에 가격을 적어놓도록 한 '옥외가격표시제도'가 시행된 지 1년이 지났습니다.
손님이 미리 값을 알고 이용할 수 있도록 하겠단 건데 얼마나 지켜지고 있을까요?
박유영 기자가 현장 취재했습니다.


【 기자 】
서울의 한 번화가.

지난해 1월부터 시행된 '옥외가격표시제'에 따라 미용실은 66㎡, 식당은 150㎡ 이상이면 외부에 반드시 실제 가격을 적어놔야 합니다.

하지만 여기저기를 둘러봐도 도통 찾아볼 수 없는 가격 표시판.

▶ 인터뷰 : 음식점 직원
- "바깥에도 예전에 붙인 거 같은데 어디 갔나? 며칠 전에는 있었는데…. "

▶ 인터뷰 : 미용실 직원
- "가격이 천차만별이에요. 10명이 오면 10명이 다 다를 정도로…."

▶ 스탠딩 : 박유영 / 기자
- "반경 200m 안에 20개 이상의 미용실이 있는 밀집지역이지만 바깥에 가격을 표시해 놓은 곳은 5군데에 그칩니다."

그나마 적어둔 걸 보고 들어가도 갑자기 값이 뛰기 일쑤입니다.

(현장음)
"염색은 기본이 6만, 7만, 9만 원. 길이가 추가되기 때문에. (밖에는 3만 원이라고 써져 있던데) 그건 뿌리를 염색할 때…."

이처럼 유명무실한 데는 규정이 허술한 탓도 있습니다.

겨우 A4용지 크기에 일부 가격만 적어놓으면 될 뿐 쉽게 보이는 곳에 붙였는지, 굵고 진한 글씨로 표기했는지 등 세부규정은 없습니다.

▶ 인터뷰(☎) : 서울시 관계자
- "법에 아직 허점이 많아요. 생긴지 얼마 안 돼서. 점검 나가서 훑어봐도 (가격표가) 안 띄는 게 있긴 한데 눈에 띄지 않는다고 해서 위반사항은 아니에요."

지난 일 년 동안 서울시내 1만 5천여 개 음식점과 미용실을 점검해 적발된 건수는 8건, 과태료 부과는 단 한 건도 없습니다.

옥외가격표시제 시행이 1년이 지났지만 정책 따로, 시행 따로, 단속 따로인 탓에 제도가 헛바퀴만 돌고 있습니다.

MBN뉴스 박유영 입니다.
영상취재: 이재기 기자, 배병민 기자
영상편집: 한남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