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에 있는 초등학교만 골라, 교사들의 지갑을 턴 전문 털이범이 붙잡혔습니다.
학교에서 돈이 없어지면, 학생 소행으로 보고 신고를 하지 않을 것이라는 계산이 깔렸었다고 하는 데, 잡힌 걸 보면 머리가 좋아 보이진 않는데요.
강진우 기자가 보도합니다.
【 기자 】
전기 수리공이 입는 조끼를 입고 한 남성이 학교로 들어옵니다.
CCTV에 찍히지 않으려고 손으로 얼굴을 가리는 치밀함도 보입니다.
학교 전문털이범 45살 박 모 씨로 지난해 11월부터 두 달 동안 전국을 돌며 40곳의 초등학교를 털었습니다.
훔친 돈만 700만 원에 달합니다.
▶ 인터뷰 : 박 모 씨 / 피의자
- "아이들이 어리니까 말을 하면 잘 믿어주니까 그리고 도망 나오기도 편했고…."
▶ 스탠딩 : 강진우 / 기자
- "피의자 박 씨는 점심때나 학예회 준비 등으로 학생과 교사가 교실을 비운 틈을 이용해, 범행을 저질렀습니다."
학교 일정은, 학교 홈페이지에서 손쉽게 알아낼 수 있었습니다.
수법도 감쪽같았습니다.
드라이버로 사물함 열쇠를 열고, 지갑에서 돈만 뺀 채, 다시 잠그는 방식으로 침입 흔적도 없앴습니다.
교실에서 돈이 없어지면, 내부 소행으로 알고, 신고를 하지 않는다는 점을 노린 겁니다.
▶ 인터뷰 : 김지영 / 피해 교사
- "혹시나 해서 한번 확인했는데 가방도 그대로 있어서 나는 괜찮겠다 하고 지갑을 열었는데 현금만 모조리 다 없어진 상태여서 너무 황당했습니다."
박 씨는 전기 수리공 행세로 전국을 누볐지만, 범행에 사용한 렌터카의 이동 경로가, 피해 학교와 일치하면서 쇠고랑을 차게 됐습니다.
MBN 뉴스 강진우입니다.
영상취재: 진은석 기자
영상편집: 김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