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의 한 대학병원에서 30대 남성이 여학생을 흉기로 찔러 살해한 사건은, 성폭행 신고에 따른 보복살해로 드러났습니다.
그런데 10대 소녀가 병원 로비에서 무참히 살해되기까지 경찰은 뭘 했을까요?
강세훈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기자 】
온몸을 흉기로 찔려 피가 범벅된 한 여학생이 응급실로 실려갑니다.
성폭행을 당해 신고했다는 이유로 가해자로부터 무참히 살해된 것입니다.
▶ 인터뷰 : 대학병원 경비원
- "시끄러운 소리가 나서 본관 쪽으로 보니까 환자가 쓰러져 있더라고요. 피를 흘리면서…."
가해자 역시 경찰에게 추격을 당하자 아파트 19층에서 뛰어내려 스스로 목숨을 끊었습니다.
그런데 숨진 여학생은 살해되기 하루 전 납치에 성폭행을 당했다며 경찰에 신고했고, 대학병원에 입원해 상담까지 받았습니다.
▶ 인터뷰 : 성폭력 지원센터 상담사
- "이 어린아이가 겪기에는 너무 큰일이었어요. 저희도 사안이 중대하다고 생각했죠."
하지만, 이 여학생은 경찰의 보호를 제대로 받지 못했습니다.
▶ 인터뷰 : 숨진 여학생 아버지
- "(신고를 받고 온) 경찰을 따라 가해자가 집안으로 들어왔어요. 그런데 나가라고 해도 안 나가고, 경찰은 가해자를 잡을 생각도 안 하고…."
심지어 가해자도 안 피해자의 입원 사실을 경찰은 전혀 몰랐습니다.
▶ 인터뷰 : 전주 덕진경찰서 관계자
- "피해자가 병원에 있다는 사실을 몰랐어요. (성폭력 지원센터가 병원에 있잖아요?) 지원센터가 병원에 있어도 입원했을 거라곤 예상을 못 했죠."
특히 성폭력 가해자는 통신업체가 제공하는 '친구 찾기'를 통해 피해자의 위치를 파악한 것으로 드러나, 이에 따른 보완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입니다.
MBN뉴스 강세훈입니다.
영상취재 : 조계홍 기자
영상편집 : 한남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