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 참사 `부실 공사, 안전불감증` 낳은 예견된 인재

경찰 "리조트·설계·시공업체 관련자들 사법처리"
지난 17일 발생한 경주 마우나오션리조트 체육관 붕괴 사고는 부실 공사와 안전불감증이 낳은 인재(人災)란 사실이 확인됐다.
사고 당시 70cm의 눈이 쌓여 있던 상황에서 체육관 지붕을 받치는 철골조와 주기둥은 불량 자재였고 체육관 바닥작업도 부실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사고 수사본부는 28일 중간수사 발표에서 "사고 체육관은 설계 시공 감리에 많은 문제가 있었던 부실 공사였다"며 "리조트측이 체육관 지붕 제설을 하지 않은 사실도 재확인됐다"고 밝혔다.
경찰 조사 결과 체육관 지붕을 받치는 철골조와 주기둥은 강도가 떨어지는 기준치 미달의 부실 자재가 사용됐다. 경찰은 이 자재가 제작업체의 잘못인지, 자재 공급업체의 잘못인지 등을 조사하고 있다.
또 설계도면의 기초 공사도 바닥을 단단히 고정하기 위해 주기둥과 볼트를 연결한 다음 모르타르를 5cm정도 시공하도록 돼 있지만 시멘트로 대충 마감처리해 하부 구조가 매우 취약했다.
설계 과정도 날림으로 진행됐다. 설계상 구조 안전을 확인하는 건축구조기술사는 구조도면을 제작한 구조물 제작업체에 도장을맡겨 임의로 날인을 해줬다. 구조 도면상 보조기둥을 잇는 바닥에도 1곳당 4개의 볼트를 설치하도록 돼 있지만 설계업체가 임의로 이를 변경해 볼트 2개만 설치하도록 했다.
이 과정에서 감리업체는 공사 현장 확인을 제대로 하지 않아 부실 자재가 사용된 점과 모르타르가 생략된 사실을 확인하지 못했다.
체육관은 1㎡ 당 50kg의 하중을 견디도록 설계돼 있었지만 사고 당시 1㎡당 114kg의 하중을 받고 있던 상황에서 13초만에 붕괴됐다.
경찰 관계자는 "붕괴의 직접적인 원인이 부실 공사냐, 제설 문제냐는 국과수 감식결과에서 확인될 것"이라며 "감식결과와 보강 수사에 따라 사법처리 대상도 달라질 것"이라고 밝혔다.
[경주 = 우성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