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이 없는 서울시민 가운데 대졸 이상 학력자가 처음으로 80만명을 돌파했다.
서울에 사는 무직자(비경제활동인구) 4명 가운데 1명은 대졸 이상으로 나타나 고학력자들의 노동시장 이탈 문제가 심각한 것으로 조사됐다.
28일 서울시가 통계청 자료를 바탕으로 만든 '통계로 본 서울 노동구조 및 직장인 자화상'에 따르면 서울 비경제활동인구 중 대졸 이상 학력자는 지난해 80만2000명으로 전년 대비 9.6% 불어났다.
고학력 무직자는 지난 2003년(57만4000명)에 비해 39.7% 급증하며 통계 작성 이후 처음으로 80만명을 넘어섰다. 비경제활동인구에서 대졸 이상 학력자 비중은 같은 기간 18.8%에서 지난해 25%로 늘었다.
서울시 관계자는 "서울 시민들 고학력화와 이에 따른 고학력 은퇴인구가 늘어난데 따른 것"이라고 분석했다. 무직자 절반 가량은 육아 등을 이유로 직장을 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비경제활동인구 42.7%는 육아와 가사, 28.1%는 재학과 진학 준비, 13.9%는 은퇴한 것으로 파악됐다.
반면 베이비부머 세대 등 상대적으로 나이든 시민 취업은 늘었다. 지난해 55세 이상 취업자는 101만8000명으로 처음 100만명을 넘어섰다. 55세 이상 취업자는 지난 2012년부터 15~29세 청년 취업자를 추월하기 시작했다. 거꾸로 15~29세 취업자는 지난해 88만1000명으로 통계 작성 이래 최저치를 기록했다.
어렵게 취업한 직장인도 고용 불안을 호소했다. 지난해 19세 이상 서울 직장인 가운데 65.1%는 "평소 직장을 잃거나 바꿔야 한다는 불안감을 느낀다"고 답했다. 직장인 58.7%는 "가정보다 일이 우선"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김정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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