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24시] 음식물 종량제 봉투 쓰면 바보?

【 앵커멘트 】
음식물 종량제 봉투를 의무적으로 사용한지 1년이 지났습니다.
하지만, 일반 쓰레기봉투에 은근슬쩍 음식물을 함께 넣어 버리는 경우가 여전합니다.
단속을 해야 할 지자체는 사실상 손을 놓고 있습니다.
조경진 기자가 현장 취재했습니다.


【 기자 】
100리터짜리 일반쓰레기 수거용 봉투입니다.

봉투를 열자 별별 음식물 쓰레기가 다 나옵니다.

심지어 음식물 종량제 봉투가 통째로 들어 있습니다.

또 다른 20리터짜리 일반 쓰레기봉투 안에서 나온 검정색 비닐봉지들.

모두 음식물 쓰레기가 담겨 있습니다.

육안으로 확인이 안 되는 점을 노려 음식물 쓰레기를 한데 섞은 겁니다.

▶ 인터뷰 : 주부
- "며칠 모아야 하고 과일을 많이 먹는 날은 너무 아닌 것 같아요."

서울에서 맨먼저 음식물 쓰레기 종량제를 시작한 중구청.

시행 1년이 지났지만, 이곳도 사정은 마찬가지입니다.

쓰레기 수거차량은 봉투 내용물에 전혀 아랑곳없이 수거에만 전념할 뿐입니다.

(이 안에 음식물 쓰레기가 아주 많이 있던데요?) 이거 어떻게 해. 그냥 갖다 버려야지.

봉투 안에 음식물이 있더라도 일단 수거하라는 지침 때문입니다.

▶ 인터뷰 : 청소업체 미화원
- "구청에서는 다 실으라고 하고, 저희는 어쩔 수 없이 싣는 거고…. "

▶ 스탠딩 : 조경진 / 기자
- "일반 쓰레기봉투가 잔뜩 쌓여 있던 곳입니다. 음식물이 들어 있던 것까지 전부 수거해갔습니다."

서울시 측은 '청결'이 우선이라는 설명입니다.

▶ 인터뷰 : 서울시 생활환경과 관계자
- "실제 현장에서는 거리 청결이 중요하기 때문에 어느 자치구나 즉시 수거합니다."

결국 일반 쓰레기 속에 적지않은 음식물 쓰레기가 한데 섞여 소각장으로 흘러갑니다.

제값 주고 봉투를 사서 음식물을 따로 버리는 양심적인 시민들만 손해보는 셈입니다.

▶ 인터뷰 : 주부
- "음식물 종량제 봉투가 일반 쓰레기봉투보다 더 비싸잖아요."

정작 시행은 했지만, 단속은 뒷전인 행정 탓에 애초 음식물 종량제의 취지가 무색해졌다는 비판입니다.

MBN뉴스 조경진입니다. [ joina@mbn.co.kr ]

영상취재 : 김 원·조영민 기자
영상편집 : 원동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