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남녀의 연애사를 주제로 한 종편 프로그램에서 유전적 탈모를 의심해 탈모 약을 먹고 있는 남자친구와 부작용을 걱정해 먹지 말라는 여자친구 간의 대립이 맞선 사연이 방영돼 화제다. 이 내용을 바탕으로 20~30대 남녀 방청객에게 설문 조사를 한 결과 남성의 과반수는 '사회적 지위와 생활을 위해서는 먹어야 한다'라고, 여성의 과반수는 '내가 괜찮으니 먹지 않아도 된다'고 답했다. 한 패널은 '약 대신 모발이식을 권유하겠다'는 의견도 있었다.
언뜻 보면 남성의 탈모에 대해 여성은 관대한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이 사연을 '소개팅 혹은 맞선자리에서 탈모 남성을 꺼리는 여성이 89%에 육박한다'는 한 취업 포털 사이트의 조사 결과와 비교해보면 전자는 이미 관계가 형성된 연인에 한정된 이야기임을 알 수 있다.
즉 여성과 남성 모두 탈모가 사회적 지위나 인상, 호감도에 치명적인 영향을 끼치고 있으며 상당 부분 편견도 존재하고 있음을 인정하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한 패널의 말대로 약 대신 모발이식을 권유할 수 있을까?
물론 모발이식의 경우 환자의 상태와 환경, 조건 등 세심한 요소를 따져 봐야지만 결정 가능한 시술이나 단편적인 사항만 따져 놓고 봤을 때 '약 대신 모발이식을 권유한다'는 것은 어폐가 있다.
분당 소재 한 모발이식센터 원장은 "20대 또는 초기 탈모에서의 모발이식은 향후 탈모가 진행될 것을 예상한 이식모의 배치와 공여부의 이식이 가능한 모량의 정확한 판단, 그리고 수술 후 검증된 약물치료나 병원 치료가 동반될 때만 고려할 수 있는 방법"이라고 설명했다. 모발이식의 평생 가능 횟수는 불과 2~3회. 너무 이른 나이에 또는 탈모 초기 때 모발이식을 한다면 추후 정말 필요한 때에는 기회가 없을 수도 있다는 말이다.
또한 모발이식을 한다고 해서 약물치료가 필요 없게 되는 것은 아니다. 전과 후 모두 약물치료나 검증된 피부과 치료를 동반해야한다는 게 전문의들의 설명이다. 모발이식 전에는 탈모의 양과 증상을 더디게 만들고 이식할 모발을 튼튼하게 해주며, 후에는 이식된 모발의 생착률을 높이고 이식 외 부위의 탈모 증상을 완화시키는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부작용은 탈모 약에 대해 남아있는 뿌리 깊은 편견이 빗어낸 심리적 작용일 가능성이 크다고 전문의들은 말한다. 대표 탈모 약인 프로페시아의 부작용은 약 2% 정도로 조사됐으며 성기능이 점차 약화되는 중년 남성에게서 좀 더 나타나기 때문에 청년의 복용 시 나타나는 빈도는 훨씬 낮다고 한다.
문제는 탈모의 연령대가 낮아지고 많아지는 것보다 탈모가 생겼을 때 부작용에 겁먹어 치료 시도조차 하지 않는 것이라고 전문의들은 꼬집는다.
한 전문
[매경닷컴 전종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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