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 동해안과 산간지역에 지난 6~10일 닷새동안 1m가 넘는 '눈 폭탄'이 쏟아져 교통통제가 장기화하면서 산간마을이 사실상 고립됐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지난 6일부터 이날 오전 7시 현재 닷새간 미시령·진부령 109㎝, 강릉 100.5㎝, 삼척 77㎝, 동해 72㎝, 속초 69.5㎝, 대관령 65㎝, 평창 10㎝ 등의 적설양을 기록했다.
전날 3t 가량의 눈사태가 발생한 데 이어 밤사이 20㎝가 넘는 눈이 더 내려 추가 눈사태가 속출한 미시령 요금소∼용대삼거리 구간은 제설작업으로 현재 14시간 넘게 전면 통제된 상태다.
경찰과 도로관리 당국은 이 구간 차량 통행을 진부령과 한계령 등으로 우회시키고 있다.
삼척시 미로면∼하장면을 잇는 댓재 구간과 평창군 대관령면 횡계리 456번 지방도 옛 영동고속도로 구간(대관령 옛길)도 월동 장구 장착 차량만 제한적으로 통행할 수 있다.
특히, 경찰은 영동고속도로 대관령 구간과 동해고속도로 전 구간에서 화물차량은 월동장구를 장착하고 운행하라고 당부하고 있다.
지난 7일부터 차질을 빚는 강릉과 속초, 동해, 삼척, 고성 등 6개 시·군의 30개 노선 시내버스 운행도 닷새째 단축 운행하고 있다.
시내버스 운행 차질이 장기화하면서 강릉 왕산마을 등 산간마을 주민들은 사실상 고립상태가 이어지고 있다.
1m 이상의 폭설이 내린 강릉 도심도 사정은 매 한가지.
눈발이 약해졌다가 굵어지기를 반복할 뿐 그치지 않아 도로변에는 운행을 포기하거나 눈 속에 파묻혀 꺼내지 못한 차들이 즐비한 상태다.
제설차량이 진입하지 못하는 주택가 골목길에는 사람만이라도 다닐 수 있도록 주민들이 만들어 놓은 일명 '토끼 길' 통행로가 만들어졌다.
닷새간 내린 폭설로 임시 휴업이나 졸업식 등 행사를 연기하는 학교도 속출했다.
강릉, 양양, 속초, 고성, 삼척 등 5개 시·군 41개 초·중·고가 10일 휴업하기로 했다.
또 강릉 율곡중학교와 삼척 장원초교 등 10개 학교는 개학식과 졸업식을 연기했다.
속초 설악산과 평창 오대산 국립공원은 주요 등산로의 입산을 전면 통제했다.
도 재난안전상황실에 따르면 이번 폭설로 강릉시 안현동 양식장 내 비닐하우스가 무너져 내렸고, 양양군 서면 서림리 도로공사 현장의 '함바식당'지붕도 눈 무게를 견디지 못한 채 무너지는 등 10일 오전 7시 현재까지 닷새간 강릉 4곳·양양 1곳에서 비닐하우스 등 건물 5동이 붕괴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눈이 그치고 조사를 본격화하면 피해 규모는 늘어날 전망이다.
강원도와 동해안 지역 각 시·군은 밤사이 제설 인력과 장비를 투입, 염화칼슘과 모래를 살포하는 등 제설작업을 벌였다.
기상청은 이날 밤까지 동해안과 산간에 10∼20㎝의 눈이 더 내릴 것으로 내다봤다. 여기에 곳에 따라 11일 오전까지 1∼5㎝의 눈이 더 쌓이는 곳도 있겠다.
정장근 예보관은 "이날 동해안과 산간에서 눈이 아침까지 강하게 이어지다가 오후에 점차 약해져 늦은 밤에 일시적으로 그치겠다"면서 "11일에도 영동은 동풍의 영향으로 새벽에 가끔 눈이 오겠으며, 강원 남부 산간 일부 지역에서는 아침까
현재 강릉·동해·삼척·속초·고성·양양·태백과 평창·정선·홍천·인제 산간 등 11개 시군에 대설경보가, 양구 산간에는 대설주의보가 내려진 상태다.
횡성, 평창·홍천 평지, 양구 산간 등 4개 시·군의 대설주의보는 밤사이 모두 해제됐다.
[매경닷컴 속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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