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정부가 내각부 공무원 S씨 변사 사건에 대해 공조 수사를 요청해 옴에 따라 경찰이 본격적인 수사에 착수했습니다. S씨의 이동 경로와 사망 원인에 대한 미스터리가 풀릴 수 있을지 주목됩니다.
경찰청 관계자는 지난 6일 "이 사건을 서울지방경찰청 외사과가 수사하도록 했으며 부산지방경찰청에서 하던 조사 내용도 모두 넘겨받도록 했다"고 말했습니다.
앞서 부산지방경찰청은 S씨의 마지막 한국 행적이 확인된 곳이 부산인 것으로 알려져 S씨가 부산에서 보트를 탔을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그의 행적을 조사한 바 있습니다.
일본 언론보도와 경찰이 파악한 바에 따르면 S씨는 일본 내각부 산하 싱크탱크인 경제사회총합연구소 소속으로 작년 7월부터 미국 미네소타 대에서 2년 일정으로 유학 중이었습니다.
S씨는 지난달 초 서울에서 열린 사회과학 관련 국제회의에 참석하겠다며 우리나라에 입국하고 나서 연락이 끊겼다가 같은 달 20일 후쿠오카현 기타큐슈(北九州)시 앞바다에서 변사체로 발견됐습니다.
일본 정부는 S씨의 전문 분야와 국제회의가 큰 관련이 없어 굳이 이 회의에 참석할 필요가 없었던 것으로 판단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S씨는 서울에서는 강남의 한 호텔에 묵었으며 지난달 6일 서울 시내 보트 판매점에서 고무보트와 선외기(엔진) 등을 100만원 가량 현금을 내고 구입했습니다.
당시 S씨는 검은 점퍼 차림으로 마스크를 써 얼굴을 가렸으며 영어를 쓰면서 자신을 홍콩인 '알렉스 포'라고 소개했습니다. 상점에는 보트를 홍콩으로 가져간다고 말했습니다.
당일 오후에는 남대문 서소문파출소에 들러 실명을 대면서 자신의 여권 케이스 분실 신고를 하기도 했습니다.
그는 다음날인 7일 돌연 매장에 이메일을 보내 부산의 부산역 근처 호텔로 보트를 보내달라고 요청했습니다.
S씨는 8일 부산에 나타나 보트를 받아갔습니다. 이때도 S씨는 홍콩인 알렉스 행세를 하면서 마스크로 얼굴을 가렸다고 합니다.
그런데 이와 함께 S씨는 같은날 오후 사상구 주례동의 한 자동차 용품 매장에도 들러 즉석에서 매장에 설치된 컴퓨터로 검색해 자동차용 배터리와 점퍼 케이블 등을 사 간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매장 관계자는 전화통화에서 "그날 오후 6시 넘어서 영어를 쓰는 고객이 현금을 내고 배터리 등을 사 가면서 영수증을 달라고 해서 끊어줬다"고 말했습니다. 이 영수증은 시신으로 발견된 S씨의 옷에서 발견된 것과 동일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배터리는 자동차용으로 보트에 사용되지 않지만 조명을 켤 때 사용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 때문에 S씨가 부산에서 직접 보트를 타고 일본으로 밀항하려 했으며, 당시 어두운 바다를 헤쳐가는 데 필요한 조명도 직접 만든 것이 아니냐는 추론이 가능합니다.
그는 가족에게 한국 출장 사실을 알리지 않았고 이 때문에 가족도 그의 실종 신고를 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일각에서는 S씨에 대해 스파이가 아니냐는 의심 어린 눈길이 쏠리기도 했지만 한국과 일본 정부는 스파이설은 신빙성이 떨어지는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일본 정부는 S씨의 이메일 분석을 통해 S씨가 정부에는 말할 수 없는 개인적인 사유로 일본에 가야 할 일이 생겼던 정황을 파악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S씨가 일본 정부의 허가를 받
지금까지 서울에서 그가 자신의 실명을 쓰고 일본어를 구사한 것으로 확인된 것은 서소문파출소밖에 없다는 점에서 자신이 부산으로 가거나 부산에서 일본으로 밀항하려 한 사실을 숨기기 위해 서울에 머문 흔적을 남기려 한 게 아니냐는 추론이 가능합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