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에서 화장실 가는 시간까지 기록하고, 전화기 너머로 모르는 사람에게 욕을 들어도 웃는 게 업무인 사람들이 있습니다.
서울시 다산콜센터 직원들의 이야기인데 인권보호 대책을 마련하라는 첫 권고가 나왔습니다.
박유영 기자입니다.
【 기자 】
서울시와 관련된 온갖 민원을 받다 보니 황당한 요구도 듣는다는 120 다산콜센터 상담원들.
다짜고짜 욕설을 내뱉거나
▶ 인터뷰(☎) : 악성 민원인 녹취
- "이런 XXX 없는 X들이 있어 이거? 나쁜 XX들 아니야?"
장난 전화를 하는 사람.
▶ 인터뷰(☎) : 악성 민원인 녹취
- "로또 당첨될 것 같아요, 안 될 것 같아요?"
심지어 성희롱 발언을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 인터뷰(☎) : 악성 민원인 녹취
- "나한테 한 번만 보내주세요. (상담원) 이름하고 전화번호 좀 주세요."
이럴 때도 '친절한 대응'이 원칙이라 감정을 억누르고 다음 전화를 받을 수밖에 없습니다.
▶ 인터뷰 : 배덕화 / 다산콜센터 상담원
- "(악성 민원인은) 다산콜센터를 자신의 비서나 말하는 스마트폰쯤으로 생각하는 것 같아요. 저희도 사람이다 보니 상처를 많이 받죠."
서울시 인권위원회는 다산콜센터 상담원들이 과다한 감정 노동에 시달린다며 개선책을 마련하라고 서울시에 권고했습니다.
또, 화장실 가는 시간까지 체크해 평가에 반영하는 등 사측이 인권침해에 가까운 감시를 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실제 자리 비우는 시간이 일일이 기록돼, 하루 8시간 근무 중 10분을 채 못 쉬는 직원도 있는 걸로 확인됐습니다.
▶ 인터뷰 : 문경란 / 서울시 인권위원장
- "'숨 쉴 틈 없이 일하는구나, 꼼짝달싹할 수 없이 일하는구나' 이게 한 마디로 표현할 수 있는 근로환경이었습니다."
인권위는 민간업체에 관리를 맡기지 말고 서울시가 상담원들을 직접 고용해야 한다고 설명했습니다.
MBN뉴스 박유영 입니다.
영상취재: 김 원 기자, 최대웅 기자
영상편집: 이현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