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리와 닭을 기르는 농민들에게 올해 설은 정말 잔인한 날로 기억될 것 같습니다.
고병원성 AI가 최종 확인된 경남 밀양과 충북 진천에서 닭과 오리 34만여 마리가 예방적 차원에서 모두 살처분됐습니다.
안진우 기자가 보도합니다.
【 기자 】
경남 밀양시 무안면의 닭 사육 농가.
양계장에 있는 닭들이 자루에 담긴 채 밖으로 쏟아져 나옵니다.
자루에 담긴 닭을 나르는 차량도 쉴 새가 없습니다.
살처분이 시작된 이 농장은 지난달 30일 고병원성 AI가 최종 확인된 농장과 2km 거리입니다.
규정상 매몰처리는 발생 농가 반경 5백 미터 안에서 실시하게 돼 있지만, 혹시 모를 사태를 예방한다는 차원에서 이곳에서 기르던 닭도 땅에 묻었습니다.
▶ 스탠딩 : 안진우 / 기자
- "고병원성 AI가 최종 확인된 이곳 밀양에서만 예방적 차원에서 닭 9만여 마리가 모두 살처분됐습니다."
▶ 인터뷰 : 박진근 / 밀양시 농정과장
- "어제는 6만 마리, 오늘은 4만여 마리를 살처분하고 있습니다."
충북 진천에서도 AI 발생 농가와 3km 위험지역 내에 있는 오리 25만여 마리가 살처분됐습니다.
멀쩡한 닭을 묻어야 하는 농장주나 이를 지켜보는 주민들도 가슴이 무너집니다.
▶ 인터뷰 : 이근진 / 경남 밀양 무안면
- "설인데 사람도 많이 왔다갔다하고, (AI가)빨리 해결됐으면 우리 농민도 마음이 아프지 않을 것 같습니다."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가 발생한 농가를 중심으로 예방적 살처분을 마무리한 방역 당국은 거점소독 초소를 설치해 바이러스 차단에 안간힘을 쏟고 있습니다.
MBN뉴스 안진우입니다.
영상취재 : 정운호 기자
영상편집 : 김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