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절 스트레스' 하면 흔히 기혼 여성들이 시월드에서 펼치는 가사 노동이 떠오르기 마련이다. 그러나 남성들도 명절 스트레스와 관련된 속사정이 있다는 조사결과가 나와 주목된다.
최근 결혼정보회사 가연은 예비부부 96쌍을 대상으로 '명절 스트레스'에 대해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우선 예비부부 중 여성들에게 '남성들의 명절 스트레스'에 대해 묻자 '남성들도 명절 스트레스를 겪을 것이다'라고 답한 응답자는 27%에 불과했다. 대다수의 여성들은 남성들의 명절 스트레스에 대해 인식하지 못하고 있는 셈이다.
실제로 예비부부 중 남성들의 66%는 결혼 후 명절 스트레스를 겪을 것이라고 답했다.
남성들의 명절 스트레스 중 가장 부담스럽게 느껴지는 것에 대해서는 '명절 비용 부담'(40%)이 1위로 꼽혔다. 이어 '부인.처가 눈치 보기'(29%), '장시간 운전 스트레스'(18%), '친척들의 질문 공세'(9%) 순이었다.
'명절 비용 부담'이라고 답한 한 응답자는 "부모님 용돈으로 나가는 비용을 최대한 절약(?)해도 양가를 동시에 챙기다 보면 큰 금액이 돼 경제적 부담이 크다"고 말했다.
또한 일부 '명절 비용 부담' 응답자들은 '형제들 간의 용돈 금액 차이'에 대한 얘기를 전했다. 한 응답자는 "형님은 결혼 후 안정기에 접어들기도 했고 사업을 해서 부모님께 용돈을 많이 드리는 것으로 안다"며 "이런 부분까지 생각하면 스트레스가 배가 되는 것이 사실"이라고 털어놨다.
한편 잘 모르는 가사 일을 도와야 하거나 아내의 기분을 맞추고 어른들을 신경 써야 하는 부담감 등으로 '부인.처가 눈치 보기'를 선택한 사람도 많았다. "친밀하지 않은 친척들과 가끔 만나는 자리이다 보니 오히려 평소보다 연휴가 더 피곤하다"는 기타 답변
박미숙 가연결혼정보 이사는 "일반적으로 기혼 여성들의 전유물이라고 생각했던 명절 스트레스는 남성들에게도 나타나고 있다"며 "남녀 모두에게 명절이 부담되는 부분은 분명 있지만 처음부터 스트레스로 받아들이다 보면 더욱 힘든 법"이라고 말했다.
[매경닷컴 윤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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