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물차 수출한다고 속여 도난·대포차 500대 밀수출

폐차 직전의 고물차를 수출하는 것처럼 속여 도난차량이나 대포차량 500여대를 밀수출한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
부산경찰청 광역수사대는 27일 인터넷에서 사들인 도난차량과 대포차량을 수출서류를 위조해 밀반출한 혐의(공문서 위조 등)로 이모(42)씨 등 3명을 구속하고 4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또 경찰은 세관에 적발되지 않도록 도와주겠다며 돈을 받아 챙긴 혐의(알선수재)로 정모(43)씨를 구속하고 전 세관 공무원 문모(62)씨 등 2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에 따르면 이씨 등은 폐차 직전의 고물차와 등록증을 헐값에 사들여 외국으로 중고차를 판매하는 것처럼 속여 수출면장을 취득했다. 이후 각종 인터넷 사이트를 통해 사들인 도난차량이나 대포차량의 차대번호를 써넣는 수법으로 수출면장을 위조했다.
이들은 인터넷에 압류.도난 차량도 구매한다는 광고를 게재하고 시세의 절반 가격으로 도난.대포 차량을 구입한 뒤 해외에는 정상 가격으로 판매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은 이런 수법으로 수출서류를 위조해 2011년 8월부터 지난해 9월까지 모두 504대의 차량을 러시아, 리비아, 요르단 등으로 밀수출한 혐의를 받고 있다. 64억 원 상당의 차량을 몰래 판매하고 이씨 등은 11억 원을 챙긴 것으로 밝혀졌다.
정씨 등 3명은 세관 검사에서 적발되지 않도록 관련 공무원에게 청탁하겠다며 8000만 원을 받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검거된 피의자들은 밀수출로 쉽게 벌어들인 돈으로 외국 원정 도박과 유흥비 등으로 탕진한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이씨 등이 대포차량을 사들인 후 보험에 가입하고 밀수출한 다음 도난당했다고 신고하는 수법으로 보험금을 타낸 정황도 포착하고 여죄를 추궁하고 있다.
[부산 = 박동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