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 "미성년자 협박·폭행 없어도 성폭행"

【 앵커멘트 】
폭력이나 협박 없이 미성년자와 성관계를 가졌다면 성폭행으로 처벌할 수 있을까요.
법원이 포괄적 의미의 성폭행 혐의를 인정했습니다.
강현석 기자가 보도합니다.


【 기자 】
스마트폰 채팅을 통해 만난 16살 A양과 39살 고 모 씨.

거부 의사를 밝혔지만, 첫 만남에서 바로 모텔에서 성관계를 가졌습니다.

불쾌함을 나타내며 성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한 A양은 결국 남성을 고소했습니다.

미성년자 강간 혐의 등이 적용됐지만, 고 씨는 1, 2심에서 모두 무죄를 받았습니다.

함께 팔짱을 낀 채 모텔에 갔고 택시비까지 받은데다, 합의를 시도하면서 정작 부모님에 알리지도 않았다는 이유 때문입니다.

하지만, 대법원은 일부 유죄 취지로 사건을 하급심으로 돌려보냈습니다.

성인 남성과 단둘이 방안에 있었던 만큼, 정상적인 저항이 어려워 최소한 위계에 의한 간음죄는 성립한다고 본 겁니다.

강간은 폭행 등 물리력이 가해지지만, 위계에 의한 간음은 무형의 압력만으로도 성립합니다.

다만, 강간죄와는 엄연히 다른 만큼, 형량에 있어서는 다소 차이가 납니다.

이번 판결은 대법원이 '성폭행'의 성립 범위를 종전보다 폭넓게 해석한 것으로 받아들여집니다.

MBN뉴스 강현석입니다. [wicked@mb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