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판 거부하고 병원서 반년 간이나 자유생활

【 앵커멘트 】
폭행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남성이 법정에도 나오지 않은 채 반년 간이나 병원에서 자유로운 생활을 했던 사실이 뒤늦게 밝혀졌습니다.
다섯 차례나 구인 영장이 발부됐는데도, 경찰은 왜 손을 놓고 있었을까요.
조경진 기자가 보도합니다.


【 기자 】
서울 번동의 한국마사회 강북지점.

지난해 7월, 54살 최 모 씨는 만취 상태로 이곳을 들여가려다 보안직원과 몸싸움을 벌여 폭행 혐의로 불구속 기소됐습니다.

일정한 주거지가 없던 최 씨는 이후로 행방이 묘연했습니다.

경찰은 최 씨가 서울의 한 병원에서 알코올중독 치료를 받고 있다는 동생의 진술을 확보했습니다.

하지만, 경찰이 병원에 갔을 때 최 씨가 없어 결국 허탕을 쳤습니다.

▶ 스탠딩 : 조경진 / 기자
- "최 씨는 이 병원에 입원한 상태로 낮에는 종종 외출을 하고, 밤에는 병실에서 잠을 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법원이 구인영장을 발부했지만, 최 씨는 다섯차례나 법정에 출석하지 않았습니다.

지난 6일 법원이 또 영장을 발부한 다음에야 경찰은 그제(17일) 밤 병원에 있던 최 씨를 붙잡았습니다.

▶ 인터뷰 : 병원 관계자
- "(최근에 경찰이 왔어요?) 예, 연행해 갔습니다."

경찰 측은 검찰과 진행 상황을 충분히 협의해왔다며 관리 소홀은 없었다는 겁니다.

▶ 인터뷰 : 경찰 관계자
- "검사하고 다 협의를 했습니다. 최 씨를 언제 데려오라고요."

경찰은 내일(20일) 검찰에 신병을 인계할 예정이지만, 최 씨가 반년 간이나 병원에서 자유생활을 누리는 동안 신병 확보 노력을 게을리했다는 책임은 피할 수 없게 됐습니다.

MBN뉴스 조경진입니다. [ joina@mbn.co.kr ]

영상취재 : 김준모 기자
영상편집 : 양재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