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자엽 LS전선 회장 가족들의 헐값 주식 거래에 조세 당국이 부과한 양도세와 증여세가 정당하다는 법원 판결이 나왔다.
서울행정법원 행정6부(부장판사 함상훈)는 구자엽 LS전선 회장, 구자용 E1회장, 허남각 삼양통상 회장이 강남세무서와 성북세무서를 상대로 제기한 증여세부과처분취소 소송에서 10일 원고 승소 판결했다. 명목 상으로는 일부 승소 판결이지만 이들에게 부과된 세금 117억4000만원 중 91억4000만원을 그대로 인정해 사실상 구자엽 회장 측이 패소했다. 이번 판결이 확정되면 구자엽 회장은 33억원, 구자용 회장은 26억6000만원, 허남각 삼양통상 회장은 32억9000만원을 증여세로 납부해야 한다.
또 재판부는 이들에게 헐값으로 주식을 넘긴 구자훈 LIG손해보험 회장과 고(故) 구자성 LG건설의 아내.자녀 등 5명에게 부과된 양도소득세도 대부분 인정하며 사실상 원고 패소 판결했다. 이번 판결이 확정되면 이들은 양도소득세로 모두 25억8000만원을 내야 한다.
이들은 2005년 럭키생명(현 우리아비바생명) 주식을 주당 10원에 구자엽 회장 등 3명에게 넘겼다. 그러나 조세 당국은 럭키생명 주식을 당시 기준으로 2898원으로 평가해 증여세 및 양도세를 부과했다. 다만 대주주인 구자엽 회장과 구자용 회장에 대해서는 당시 세법에 따라 30%를 가산한 3767원으로 계산해 부과했다. 구자엽 회장 등 "당시 회사가 자본잠식 상태였던 만큼 주당 10원은 정당한 거래였다"고 주장하며 소송을 제기했다.
[김규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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