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보다 더 어려운 이웃에게 전해달라며 쪽방촌 어르신들이 한푼 두푼 모은 성금을 전달했습니다.
금액은 크지 않지만, 주변을 생각할 수 있는 여유는 주머니가 아닌 마음에서 나온다는 것을 몸소 보여주고 있습니다.
박광렬 기자가 보도합니다.
【 기자 】
소설 '괭이부리말 아이들'의 무대이기도 한 인천 만석동 쪽방촌.
좁은 골목 사이, 백년도 더 된 집들이 머리를 맞대고 있습니다.
이곳에 사는 노인들은 매일같이 자활센터에 모여 볼펜 조립 등을 해 왔습니다.
분주히 손을 움직여 버는 돈은 볼펜 한 개에 25원 정도.
이렇게 한푼 두푼 모은 돈으로 벌써 6년째 기부를 하고 있습니다.
몸은 고되지만 얼굴에 웃음꽃이 떠나지 않는 이유입니다.
▶ 인터뷰 : 김연옥 / 인천 만석동
- "(기부가) 1년에 한 번이지만 그게 그렇게 보람 있는 것 같아요. 기쁘고."
올해는 노숙인까지 동참해 모두 250여 명이 111만 천 백 원을 모았습니다.
크지 않은 액수지만, 당장 오늘 하루 끼니를 걱정해야 하는 이들의 처지를 생각하면 무엇과도 비교할 수 없는 값진 금액입니다.
▶ 인터뷰 : 박종숙 / 인천쪽방상담소장
- "이분들은 한 달에 10만 원, 20만 원 수입 가운데 5천 원, 만 원까지 내시는데 그런데도 기쁘게 내시더라고요."
이 소중한 돈으로 지난해엔 뇌사상태에 빠진 아이가 치료를 받았고, 올해는 어려움을 겪고 있는 외국인 노동자에게 전달될 예정입니다.
"모금한다 하면 마음이 흐뭇하고 추운지도 몰라요."
MBN뉴스 박광렬입니다.[widepark@mbn.co.kr]
영상취재 : 이우진, 배완호 기자
영상편집 : 김경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