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홍대 근처에는 외국인 관광객들만을 위한 게스트하우스가 있습니다.
원리 민박을 할 수 없지만 외국인 유치를 위해 특별히 허가를 내준 겁니다.
그런데 실제로는 한국인이 투숙하는 경우가 허다하다고 합니다.
원중희 기자가 현장 취재했습니다.
【 기자 】
서울 홍익대학교 인근의 외국인 전용 게스트하우스입니다.
정문에 영어 안내문이 붙어있고, 안으로 들어가니 금세 외국인을 만날 수 있습니다.
"나는 호주와 뉴질랜드에 살았어요."
그런데 한데 어울려 게임을 하는 사람들 중에 한국인이 눈에 띕니다.
"자, 진 사람부터! 이번에 이렇게 돌아가자!"
3명 모두 지방에서 온 고등학생들로, 서울에 올 때면 언제나 게스트하우스를 이용했다고 말합니다.
▶ 인터뷰 : 한국인 고등학생
- "친절하잖아요 매니저님이. 여기 있기가 편해요."
부근의 또다른 게스트하우스입니다.
이번엔 취재진의 신분을 밝히고 들어가 한국인 손님을 받느냐고 물었습니다.
▶ 인터뷰 : 게스트하우스 주인
- "한국분은 안 받아요. 와도 저희들이 싫고, 구청에서 한국인 투숙 안 된다고…."
하지만, 투숙객인 척 전화로 문의했더니 대답이 달라집니다.
▶ 인터뷰(☎) : 게스트하우스 주인
- "여기는 한국인은 받습니다. 단체로 오는 건 안 받는데 하루, 이틀 이런 건 받습니다."
홍대 근처 게스트하우스는 관광 활성화를 위해 외국인 손님만 받도록 규정돼 있습니다.
▶ 스탠딩 : 원중희 / 기자
- "법적으로 이런 주택가에서는 숙박업을 하지 못하게 되어 있지만, 외국인 게스트하우스의 경우 예외적으로 허가를 해준 겁니다."
취재진이 게스트하우스 10곳에 문의했더니 무려 7곳에서 한국인 손님을 받는다고 답변했습니다.
게스트하우스가 우후죽순처럼 늘어나다보니 경쟁이 치열해져 한국인 손님까지 받기 시작한 겁니다.
▶ 인터뷰 : 서울 마포구청 관계자
- "수입이 워낙 안 되니까 그렇게라도 하려고 하죠. 당장 살아남는 게 급선무니까…."
현재 홍대 근처 외국인 전용 게스트하우스는 89곳.
외국인 유치를 위해 특혜까지 받았지만, 수익에 급급한 모텔 장사로 전락하고 있다는 지적입니다.
MBN뉴스 원중희입니다. [june12@mbn.co.kr]
영상취재 : 김영호 기자
영상편집 : 김경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