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홍대' 주변엔 골목마다 이른바 '클럽'이 자리잡고 있죠.
그런데 웬만한 홍대 클럽은 다 불법이라는 사실 아십니까?
불법은 당연히 단속해야 하는데, 구청이 단속할 수 없는 속사정이 있다고 합니다.
원중희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기자 】
서울 홍익대학교 주변의 '라운지 바'입니다.
딱 보기엔 일반 술집과 다르지 않지만 새벽 3시가 지나자 종업원들이 일제히 테이블을 치웁니다.
잠시 후, 이곳은 춤을 추는 클럽으로 변신했습니다.
▶ 인터뷰 : 종업원
- "클럽 시간대 잔이랑 메뉴판이 바뀌어서요. 클럽 때는 잔이 많이 깨지니깐요."
일반음식점으로 등록해놓고 클럽으로 운영하는 것은 명백한 불법.
▶ 스탠딩 : 원중희 / 기자
- "문제는 이곳뿐 아니라 홍대 근처 클럽 대부분이 이처럼 불법 영업을 하고 있다는 겁니다."
지하철 홍대입구역 근처 한 블럭을 제외한 나머지는 모두 일반주거지역.
당연히 유흥주점은 허가를 받을 수 없습니다.
하지만 이 일대 클럽들은 모두 버젓이 영업 중.
춤을 추는 사람들로 발 디딜 틈이 없이 붐빕니다.
관할 구청도 이런 사실을 잘 알고 있지만 적극적으로 단속에 나서진 못하고 있습니다.
이곳의 명물인 클럽 문화를 장려해야 하는 모순적인 입장에 놓여있기 때문입니다.
▶ 인터뷰 : 마포구청 관계자
- "관광특구로 활성화시키려는 측면도 있고…. 불법과 적법이 혼재하고 있어서 법의 잣대로만 얘기하기에는 어려운 부분이 있죠."
때문에 상업지역을 확대해 클럽을 양성화하려는 시도도 있었지만, 나이트클럽이나 룸살롱까지 들어와 이른바 '홍대스러움'을 잃을 수 있다는 우려로 무산됐습니다.
현재 홍대 근처에서 영업하고 있는 클럽은 70여 개.
관리 당국이 딜레마에 빠져 해결책을 내놓지 못하는 동안 오늘도 불법 영업은 계속되고 있습니다.
MBN뉴스 원중희입니다. [june12@mbn.co.kr]
영상취재 : 박준영·김회종 기자
영상편집 : 양성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