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퇴근 시간에 수도권을 오가는 광역버스는 그야말로 콩나물시루를 연상케할 정도로 발디딜 틈조차 없는데요.
승객들 대부분이 답답함을 호소하는데는 다 그 이유가 있었습니다.
박광렬 기자가 현장 취재했습니다.
【 기자 】
경기도 성남에서 서울 도심을 잇는 광역버스입니다.
이른 아침, 출근길 시민들로 발디딜 틈이 없고 추운 날씨에 히터 바람은 계속 나옵니다.
환기 시설도 없는 버스 안은 금세 후끈 달아오릅니다.
▶ 인터뷰 : 손희정 / 경기 성남시
- "히터를 계속 트는데 (광역버스는 여닫을 수 있는) 창문도 없고, 피부도 건조해지는 거 같고 공기가 좀 안 좋은 것 같습니다."
▶ 스탠딩 : 박광렬 / 기자
- "실제 출근 시간 버스 안 공기질이 어떨지 미세먼지와 이산화탄소량을 직접 측정해 보겠습니다. "
승객이 두세명에 불과한 종점에서 측정한 이산화탄소 농도는 2천ppm 정도이지만 얼마 안가 승객이 가득차자 5천ppm으로 치솟습니다.
대기 중 이산화탄소 평균 농도의 10배가 넘는 수치입니다.
털이나 가죽으로 만든 옷과 모자에서 많이 나오는 미세먼지도 2백마이크로그램 가까이 검출됐습니다.
환경부에서 활동 자제를 권고하는 '매우 나쁨' 수준입니다.
▶ 인터뷰 : 이진국 / 서울성모병원 호흡기내과 전문의
- "매일매일 반복적으로 노출되는 실내 대기오염은 잠깐 노출되는 실외 미세먼지나 대기오염보다 건강에 더 큰 악영향을 미칠 수 있겠습니다."
이에 따라 환경부는 대중교통 차량의 실내공기질을 개선하기 위한 방안을 내놓았지만 여기서도 광역버스는 제외돼 있습니다.
KTX나 시외버스와 달리 단거리만 운행한다는 이유에서입니다.
▶ 인터뷰 : 환경부 관계자
- "(광역버스는 법령에) 시내버스로 분류돼 있고, 상대적으로 운행거리가 짧고 승하차 시 환기가 보다 쉽다고 생각해서…."
매일 출퇴근 교통 지옥에 시달리는 버스 이용객들, 겨울철 창문도 없는 광역버스 안에서 이중고를 겪고 있습니다.
MBN뉴스 박광렬입니다.[widepark@mbn.co.kr]
영상취재 : 박준영 기자
영상편집 : 원동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