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년 전 가방 하나 들고 8,000km를 날아가 독일에 정착한 한국의 청춘 남녀들이 있었습니다.
경제 개발을 위해 우리 정부가 독일로 부터 돈을 빌렸는데 보증을 설 여력이 안 돼 광부와 간호사들을 대신 보냈던 것입니다.
파독 50주년을 맞아 우리나라 경제 성장의 발판이 됐던 이들의 모습을 김한준 기자와 함께 보시겠습니다.
【 기자 】
대규모 환송에 놀란 듯 멋쩍은 표정을 하고 있는 젊은 청년들.
독일로 떠나는 광부들입니다.
고국의 가족들에게 돈을 보낼 수 있다는 생각 하나로 하루 18시간에 달하는 고된 노동을 견뎠습니다.
▶ 인터뷰 : 조효일 / 1972년 파독 광부
- "만나면 광산 인사가 '아우프, 글릭 아우프'였어. 행운을 빈다. 올라와라. 살아서 올라오란 얘기야."
희생과 헌신적인 태도로 '동양에서 온 천사'로 불렸던 우리 간호사들.
어느새 머리는 희끗희끗해졌지만 지난 세월의 추억이 어제 일처럼 생생합니다.
▶ 인터뷰 : 노금희 / 1972년 파독 간호사
- "애들 두고 가니까 가슴이 아파서 만날 울고 지냈어요. 당신은 결혼했느냐고 물어보잖아요. 그럼 거기서부터 눈물이 나는 거예요."
이역만리에서 만난 대통령 내외,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함께 눈물을 흘립니다.
"모국의 대통령을 맞은 우리 광부들은 말없이 조국을 외치며 감격의 눈물을 흘렸습니다.
조국을 위해 청춘을 희생한 1만 2,000여 명의 광부와 간호사들.
이들의 땀과 눈물이 없었다면 지금의 대한민국도 없었습니다.
MBN뉴스 김한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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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취재 : 김병문 기자
영상편집 : 이재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