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괭이부리말 아이들'의 배경이 된 인천 괭이부리마을 주민 90여 명이 동시에 어엿한 새 집을 갖게 됐습니다.
대표적 '판자촌'인 이 곳에 임대아파트가 지어진 건데요.
원주민 전원이 재정착해 무분별한 재개발의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노승환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기자 】
76살 이정숙 씨는 요즘 마음이 가볍습니다.
장마철엔 물 샐 걱정, 겨울엔 웃풍 걱정하던 하루하루가 이젠 옛 일이 됐습니다.
따뜻한 물이 나오는 부엌, 온기 가득한 방에서 마치 새 삶을 사는 기분.
▶ 인터뷰 : 이정숙 / 인천 동구 만석동
- "건강하게 사는 것, 뭐 (다른) 큰 소망은 없어요. 그냥 이렇게 웃으면서 행복하게 살면 (되죠.)"
일제시대와 한국전쟁을 거쳐 100년 가까운 세월 동안 가난한 이들의 마지막 피난처였던 괭이부리마을.
옛 집을 허문 자리에 공공 임대아파트가 지어져 주민들을 맞았습니다.
한 달 임대료는 전체 가구의 절반이 2만6천원으로 사실상 무료에 가까운 수준.
아파트 건설과정에서 돈이 없어 '쫓겨나는' 주민이 없었다는 점이 무엇보다 뜻 깊습니다.
▶ 인터뷰 : 송영길 / 인천광역시장
- "원주민이 100% 재정착하고 공동작업장이 있는 자활공동체가 모델로 확산해서 다른 지역에도 이런 사례가 만들어졌으면 좋겠습니다."
▶ 스탠딩 : 노승환 / 기자
- "주민 전원이 원래 살던 곳에서 새 집을 얻은 괭이부리마을 임대아파트, 구도심 재개발의 모델이 되고 있습니다. MBN뉴스 노승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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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취재 : 김인성 기자